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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시장법 2년…한국IB의 현주소] (4) 고객예탁자산 337조로 불어났지만…주식 쏠림 '성장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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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자산관리 시장

    2년만에 60% 가까이 급증
    랩어카운트 대표상품 부상
    위탁매매 '대체 수익원'으로

    CMA·퇴직연금 기능 접목
    은행·보험권과 차별화 필요
    골드만 같은 수익모델 만들어야
    서울 청담동 트리니티플레이스 빌딩.대우증권은 작년 4월 이곳에 초대형 프라이빗뱅킹(PB) 점포를 오픈했다. 갤러리아 명품관 맞은편에 위치한 이 빌딩은 10층으로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대우증권 외에도 유진투자 · 삼성증권,산업은행 등 V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형 PB 점포가 4곳이나 입점해 있다. 청담동을 포함한 강남 일대엔 300여개에 달하는 증권사 지점들이 거액 자산가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 WM) 업무를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가기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증권사들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결과 고객예탁자산(주식예탁금 제외)은 2년 새 60% 가까이 급증했다.
    이처럼 자본시장법 도입 이후 자산관리가 브로커리지(위탁매매)를 대신할 새 수익원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대부분 증권사들은 여전히 외형확대 경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문형 랩 등 차별화가 힘든 주식형 자산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성장의 지속성을 자신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덩치 커진 자산관리시장

    상위 10대 증권사들이 판매한 랩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펀드 등 고객 예탁자산 잔액은 자본시장법이 시행되기 직전인 2008년 말 212조3000억원 선이었지만 지난달 말 337조4000억원으로 불었다. 2년 새 자산 규모가 58.9% 급증한 것이다. 대우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2년 동안 예탁자산을 2배 가까이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침체를 겪기는 했지만 이후 증시반등과 함께 ELS,랩어카운트 등 주식자산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군이 늘면서 고객기반이 강화된 결과다.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자산관리부문 수익 비중도 2008년 0.6%에서 작년 상반기(4~9월) 1.5%로 2배 넘게 뛰었다.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 비중이 59.7%에서 48.4%로 내려앉은 것과 대조적이다. 브로커리지에 집중돼 있던 증권사들의 수익구조도 변화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동원 금융투자협회 증권산업팀장은 "자산관리 수익은 브로커리지 수수료에 비해 변동성이 적고,상대적으로 장기자금이어서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IB 업무 등에 기초자산이 될 수 있다"며 "자산관리부문 경쟁력 강화가 결국 금융투자회사의 도약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성 부족이 한계

    증권사들이 앞다퉈 자산관리 사업에 뛰어들면서 외형 성장은 어느 정도 이뤘지만,서비스 수준은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자산관리는 투자자 성향과 스타일,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유동성을 관리하고 포트폴리오 전략을 제시하는 게 목적인데,현재 나와 있는 상품들은 여전히 주식자산에 대한 쏠림이 심하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증가율 547%의 초고속 성장세를 보인 자문형랩을 비롯해 돌풍을 일으킨 랩어카운트 중 70~80%는 주식 또는 주식 혼합형이다. 다른 유형의 상품들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투자 대상은 주식 위주다. 이종국 우리투자증권 WM전략담당 상무는 "국내 증권사들의 자산관리는 단품 금융상품 매출이거나 2~3가지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 정도에 그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며 "랩어카운트도 주식 중심의 중단기 투자수단 정도에 머문다면 은행 보험 등 다른 금융업권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상품의 다양성을 먼저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홍성용 삼성증권 상품마케팅담당 이사는 "주식에 치우친 '절름발이' 자산관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채권 펀드 파생상품 해외주식 등 투자 풀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며 "투자자산 간 이동이 자유로운 랩어카운트도 얼마나 많은 '멀티자산'으로 진화해 나가느냐가 승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형 자산관리모델 구축해야

    주식에 대한 컨설팅 역량 강화와 시스템 확충도 자산관리부문에서 은행 보험권과 차별화할 수 있는 증권사만의 경쟁력이다. 정규윤 금융투자협회 증권지원부장은 "자본시장법 도입으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소액결제 기능이 부여되고,퇴직연금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등 자산관리를 위한 기반은 다른 금융업권에 뒤지지 않는 수준까지 넓어졌다"며 "자본시장을 통해 노령화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들이 순차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MA에서 랩어카운트,퇴직연금으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원스톱' 서비스가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 유동성 관리(CMA)와 생애관리(퇴직연금) 기능이 더해져야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상품과 서비스 간의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상무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주문생산하려면 헤지거래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며 "외국환 거래비용을 낮추는 등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연구위원은 "랩어카운트와 같은 소매자산관리의 핵심은 맞춤형 서비스와 개별성이라는 점을 감안해 감독당국도 관리 요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임계약서 작성 단계에 적용될 수 있는 표준 규범이 마련돼야 하며,고객이 자산배분과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등의 관리 규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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