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 소더비의 올해 첫 런던 메이저 경매가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소더비가 8일(현지시간) 인상주의 및 근대화가들의 대작 위주로 진행한 런던 이브닝 세일에서 파블로 피카소를 비롯해 클로드 모네,앙리 무어,마리노 마리니,르네 마그리트 등 30여명의 출품작 42점 가운데 32점이 팔려 낙찰률 76%,낙찰총액 6883만파운드(1220억원 · 수수료 포함)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의 낙찰액 1억4600만파운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09년 6월 낙찰액(3350만파운드)보다는 2배 많은 액수다.

인기 작품의 낙찰가도 대부분 추정가를 웃돌았다. 소더비 측은 '슈퍼리치'들이 대거 참여하는 가운데 유명작가 작품의 낙찰가가 당초 예상했던 가격보다 소폭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경매에서 최고가에 팔린 작품은 피카소의 1932년 작 '독서'(65.5×51㎝)로 응찰자들의 경합 끝에 추정가 1200만~1800만파운드보다 1.5배 높은 2524만파운드(449억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피카소가 1927년 파리 길거리에서 만나 사랑을 나눈 22세 마리 테레즈 월터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하지만 지난해 그의 작품 '누드,녹색 잎과 상반신'(1330억원)이 세운 세계 최고가 기록은 깨지 못했다.

르네 마그리트의 유화 '교장 선생님'(33×24.8㎝)은 추정가보다 높은 250만파운드(44억원)에 팔려 자신의 낙찰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이탈리아 조각가 마리노 마리니의 '라이더의 이데아'는 418만파운드(74억원),클로드 모네의 '해질녘의 아르장퇴이'는 340만파운드(60억원),앙리 무어의 브론즈 조각은 200만파운드(35억원)에 각각 낙찰됐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이번에 낙찰된 작품들은 환금성이 좋은 데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출품돼 컬렉터들의 관심을 끌었다"며 "유럽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황에서도 미술 경기는 좋아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소더비의 런던 미술품 경매는 9,15,16일까지 이어진다. 크리스티는 9일과 10,16,17일 경매를 실시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