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40단독 노태헌 판사는 경찰서에서 수사를 받으려고 대기하던 중 도주를 시도하다 경찰관의 제지 과정에서 손가락 골절상 등을 입은 외국인 L씨가 국가와 해당 경찰관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땅에 넘어진 상태에서 구두로 밟히는 것만으로는 연부조직의 손상까지 발생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보면 구두에 밟혔을 가능성보다는 문틀에 끼어 상처를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상처는 도주를 막기 위한 정당한 공무집행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상해가 발생한 L씨를 바로 병원으로 후송하고 병원에서 퇴원하고서도 매일 소독을 받게 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국가의 과실로 L씨에게 장애가 발생했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L씨는 2007년 6월 서울시내 한 경찰서 폭력팀에서 수사를 위해 대기하던 중 수갑을 풀고 도주를 시도하다 경찰관의 제지로 실패했으며 그 과정에서 손가락에 골절상 등을 입었다.

그는 사고 직후 병원에 이송돼 수술을 받았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치료를 받았지만 왼손 세번째와 네번째 손가락의 운동이 제한되는 장애를 입게되자 `경찰관 배모씨가 구둣발로 밟아 상처를 입었다'며 6천여만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 L씨는 배씨가 발로 자신의 손가락을 내리찍어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한 반면, 배씨는 도주를 막으려고 출입문을 발로 차서 문을 닫는 과정에서 손가락이 끼어 골절상을 당한 것이라고 맞서왔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