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ㆍ삼성동에 '新미술벨트'…서울 아트맵이 바뀐다
미술경기 회복 기대감에 작년 전시 공간 73곳 문 열어
경복궁 옆 북촌뿐만 아니라 청와대 앞 서촌과 광화문 일대,대학로,용산 · 한남동,강남구 신사동,삼성동 · 역삼동,서초동 일대에 새로운 '미술 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인사동과 청담동을 양대 축으로 한 미술 동네가 주변 상권으로 뻗어나가며 서울 도심의 '아트맵'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북촌 지역에는 삼청동 사간동 가회동 팔판동 길목을 따라 화랑 미술관 등 전시 공간 66곳이 터를 잡았고,인근 광화문 일대에는 37곳이 들어섰다. 또 서울 강남구 신사동(25곳),용산 지역(12곳),평창동(21곳),홍익대 부근(12곳),삼성동 · 역삼동 지역(23곳),대학로(10곳),서초동(15곳)에도 전시공간이 속속 자리를 잡았다. 미술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작년 한 해 동안 서울 지역에만 전시공간 73곳이 문을 열었다.
김달진 한국미술정보센터 소장은 "도심 곳곳에 새로운 미술 동네가 형성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미술시장의 회복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시장 최대 메카는 역시 북촌
가장 급변하는 곳이 북촌 일대다. 대부분 노후주택이 밀집했던 지역으로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2009년부터 옛 국군기무사령부 터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신축이 진행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현재 이 지역에는 민속박물관,고궁박물관,금호미술관,아트선재센터,갤러리 현대,국제갤러리,학고재화랑,이화익갤러리 등 전시공간과 아트숍,각종 미술문화 시설 200여곳이 모여 있다. 미술품경매회사 크리스티가 2006년 팔판동에 한국사무소를 낸데 이어 대구 송아당갤러리의 서울점,에프앤아트갤러리,아카갤러리,공근혜갤러리,갤러리상,공간화랑,갤러리아이캠,리씨갤러리,몽인아트센터,스페이스모빈,아프리카미술관 등 화랑과 미술관 20여곳이 1~2년 사이에 들어섰다.
내년 말 국립현대술관 서울관이 준공되면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종묘 광화문 비원 등 문화 유산과 크고 작은 아트숍 · 디자인숍,가회동과 안국동의 전통 한옥마을을 포함해 대규모 복합 '미술벨트'가 형성될 전망이다.
◆광화문 일대와 한남동의 급부상
광화문 일대와 용산에도 전시공간이 급증하고 있다.
청와대 앞 통의동 창성동 등 서촌과 광화문 일대에는 1977년 개업한 진화랑을 중심으로 화랑과 대안 공간 성격의 전시관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트싸이드,팔레드서울,한뼘미술관,갤러리 이우 등 화랑 4곳이 문을 열었다. 또 OCI(옛 동양제철화학) 산하 송암문화재단이 수송동에 OCI미술관을,태광그룹이 흥국생명 빌딩에 일주&선화갤러리를,한진그룹이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에 일우스페이스를 각각 개관했다. 대구의 리안갤러리도 이곳에 강북점 개관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남동을 중심으로 한 용산 일대에는 2004년 삼성미술관 리움이 자리를 잡은 후 2007년 표화랑이 강남구 신사동에서 이태원동으로 이전했고,작년에는 비컨갤러리,류화랑,스페이스꿀,갤러리식스,테이크아웃드로잉 한남점 등 5곳이 둥지를 틀었다. 한남동 이태원동 일대는 인사동이나 청담동보다 임대료가 저렴한데다 부유층이 많은 이점 때문에 화랑,갤러리 카페,대안 공간 등 다양한 성격의 전시공간이 늘어난다는 게 미술계의 설명이다.
◆기업 전시공간 모여드는 삼성동
한동안 청담동에 가려 미술시장에서 '서자' 취급을 받던 삼성동 역삼동 일대도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코엑스를 비롯해 인터컨티넨탈호텔,아셈타운,한국종합무역센터 빌딩 등 예술작품 같은 건축물 인근에 전시공간들이 들어섰다. 인터컨티넨탈호텔 지하 상가에는 갤러리포커스,갤러리 미소 등 화랑 5곳이 성업 중이다. 코엑스 인근에는 조선화랑,인터알리아,갤러리 두인 등 화랑,미술관,기업 전시공간 25곳이 포진하고 있다.
기업과 문화재단들도 미술 메세나와 아트마케팅 차원에서 잇달아 전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포스코는 포스코미술관,금호건설은 크링,송은문화재단은 송은아트큐브,대우증권은 역삼역갤러리,KTB투자증권은 강남센터갤러리와 선능역지점갤러리,이브자리는 이브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실험미술의 무대로 부상한 홍익대와 대학로,서초동 일대에도 화랑과 미술관이 들어서며 새로운 미술 동네를 형성하고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