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과의 교류가 뜸했던 20세기초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은 어땠을까. 한국에서 영감을 받은 외국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외국인이 그린 옛 한국풍경'전이 서울 전농동 롯데갤러리 청량리점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2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는 영국 여성화가 엘리자베스 키스(1887~1956)를 비롯해 프랑스의 폴 자쿨레(1896~1960),미국의 릴리언메이 밀러(1895~1943),독일의 윌리 세일러(1903~?) 등 4명의 작품 51점이 걸렸다.

20세기초 한국을 찾아 당시 시대상을 그림으로 남겼던 이들은 모두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와 인연을 맺었으며 일본에서 판화를 공부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1915년 도쿄에서 근무하며 목판화를 배운 엘리자베스 키스의 '정월 초하루의 나들이'는 화려한 원색의 목판화 기법으로 조선시대 정초 분위기를 그린 작품이다.

세 살 때 가족과 일본으로 이주해 일본의 다색 목판화인 우키요에 기법을 배운 폴 자쿨레는 어머니가 한국에서 살면서 인연을 맺기 시작하며 그린 인물화 18여점이 출품됐다. 윌리 세일러는 서민들의 생활 풍경을 리얼하게 그려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민들의 구수한 삶이 느껴지는 판화 8점을 만날 수 있다. (02)3707-289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