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모든 상장사와 비상장 금융회사,24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국제회계기준(IFRS)이 전면 도입된다. 지금까지의 IFRS 도입 준비 작업은 기업들이 새로운 회계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효과적으로 작성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이제는 'IFRS 이후'에 초점을 맞출 때다.

IFRS가 도입되면 고객,주주,금융기관 및 정부 등은 기업 경영실태 평가를 위한 기초 자료로 IFRS 재무정보를 참조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회계기준에 따라 재무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중 · 장기 목표를 수립하고,그 목표 달성을 위해 기술 개발,프로세스 개선,고객 만족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IFRS 도입으로 경영 관리 및 외부정보 이용자의 재무정보 이용에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부분은 공정가치 회계와 연결재무제표의 주재무제표화로 요약된다. 크게 네 가지 관점에서 그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IFRS 도입 범위의 확대다. 연결재무제표가 주재무제표가 되면 연결 목적으로 IFRS를 의무 도입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그 종속회사와 지분법 대상 관계회사도 영향을 받는다. 종속회사와 지분법 대상 관계회사도 원칙적으로 IFRS에 따른 결산으로 본사에 보고해야 하므로 IFRS 도입 범위가 크게 확대되는 것이다.

둘째,연결 범위에 포함된 기업 간 내부거래에 미칠 변화다. 특히 계열사에 대한 지배회사의 투자 주식과 계열사의 자본이 서로 상계 제거되기 때문에 기업의 부채비율이 기존에 비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경제개혁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작년 4월 지정된 총 53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공기업그룹 및 금융그룹을 제외한 45곳의 평균 부채비율은 2009년 말 기준 103.29% 수준에서,연결기준 적용 이후 160.43%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기업은 10배가 넘게 부채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내부거래 제거로 그룹 전체의 매출액이 크게 감소하며,자산과 부채의 총 규모도 감소하게 된다. 기존 지분법손익의 상당 부분은 연결재무제표상 영업손익으로 표시되며 당기순이익은 비지배 주주분을 포함해 표시된다.

셋째,법정 공시 일정의 단축이다. 현재 연결재무제표는 연 1회,결산일로부터 120일 이내(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의 경우 90일 이내)에 공시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IFRS 도입 이후에는 분 · 반기 45일 이내(2013년 이전까지 60일 이내,2조원 미만 기업의 경우 분 · 반기 연결재무제표 공시 유예)로,연차재무제표는 주주총회 1주 이전까지 연결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공시 일정이 크게 단축된다.

마지막으로,과거 종종 감사인에 의해 연결재무제표가 작성되던 관행이 엄격히 금지된다. 회계감사 수행시에도 연결실체 간 내부거래의 정확도 검증이 보다 중요해진다. 또 자회사 공시 사항에 대해서도 연결감사시 함께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기업들은 연결재무제표의 주재무제표화가 가져올 영향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대비하고 이를 경영 관리에 반영해야 한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본사(또는 본사 CFO)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계열회사에 대한 관리 방안을 재점검하는 것이다.

IFRS 도입과 관련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외부정보이용자 관점에서의 연결재무정보 공시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기업 경영관리를 최적화하려는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연결 관점,다시 말해 그룹 전체 관점의 글로벌 경영관리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포스트 IFRS'의 핵심이다.

김형우 언스트앤영 한영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