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교정수술을 하고 동계훈련도 열심히 했는데….시즌 첫 대회에서 우승을 노렸던 신지애(23 · 미래에셋)가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11월1일 이후 3개월째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지애로서는 아쉬움이 컸다.

신지애는 호주 멜버른의 커먼웰스GC(파73 · 길이 6645야드)에서 치러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호주여자오픈(총상금 60만호주달러)에서 첫날 공동 1위,셋째날 단독 2위를 달렸지만 6일 속개된 4라운드에서 '파이널 퀸'이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게 오버파를 친 끝에 공동 2위에 머물렀다. 스코어는 합계 9언더파 283타(67 · 72 · 69 · 75)다.

우승컵은 신지애보다 한 살 어린 대만의 '간판' 청야니에게 돌아갔다. 청야니는 합계 16언더파로 2위권을 7타차로 제치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3라운드까지 청야니에게 3타 뒤진 신지애가 최종일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무릎을 꿇은 것은 파5홀과 퍼트 탓이었다. 신지애는 이번 대회 72홀 동안 기록한 보기 5개 중 2개를 파5홀에서 쏟아냈다. 버디를 노려야 할 홀에서 뒷걸음질쳐 청야니와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

초등학교 시절부터 껴왔던 돗수 안경 대신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대회에 나선 신지애는 예상과 달리 퍼트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최종일 10,11번홀에서 1.5m 거리,14번홀에서는 1m도 안 되는 쇼트퍼트를 잇따라 놓쳤다.
지난해 12월 라식 수술을 받은 후 '육안'으로 하는 퍼트라인 읽기가 완전히 몸에 배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신지애의 둘째날 퍼트 수는 33개로 많았고,라운드당 퍼트 수도 30개를 넘었다. 신지애는 지난 시즌 미국LPGA투어에서 라운드당 퍼트(평균 28.84개) 랭킹 6위를 기록했다.

신지애는 현지에서 태국으로 이동,미LPGA투어 개막전인 혼다 LPGA타일랜드(17~20일)에 출전한다.

지은희(22 · PANCO)는 신지애,멜리사 레이드(잉글랜드)와 함께 2위를 차지했고,올해 미LPGA투어에 데뷔하는 한국계 제니퍼 송(22 · 송민영)은 7언더파 285타로 단독 5위를 기록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