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속 고요' 이집트 정국…점진적 권력이양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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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월 초까지 개헌안 마련…30년 이어온 비상사태법 폐지
권력이양 방식 놓고 야권 갈등…정정불안 해결은 미지수
권력이양 방식 놓고 야권 갈등…정정불안 해결은 미지수
이집트 집권 여당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야권과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개헌위원회를 구성키로 합의하면서 2주간 이어져 온 반정부 시위 사태가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조기 퇴진이 이집트나 중동 지역의 미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점진적 권력이양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그러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여전히 집권당 당수직을 내놓지 않고 있는 데다 권력이양 방식을 둘러싸고 야권 내에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어 정정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야권,개헌위 설립 등에 합의
6일 이집트 알아라비아TV에 따르면 마그디 라디 정부대변인은 “술레이만 부통령이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야권과 대화를 시작해 개헌위원회를 구성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양측은 현재의 치안상황을 고려해 약 30년 동안 지속해온 비상사태법을 폐지키로 의견을 모았다.이 밖에 △무바라크 대통령의 9월 대선 불출마 △언론 탄압 중지 △국민위원회를 설립해 대선까지 상황을 관리하기로 합의했다.라디 대변인은 “개헌위원회에는 사법부 관계자와 상당수의 정치인이 참여해 3월 첫째 주까지 개헌안을 마련하고 필요한 법 개정안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시작된 이후 이집트 최대 정치단체이지만 불법화한 상태인 무슬림형제단이 정부와 공식 대화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 단체는 그 동안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무슬림형제단은 “국민들의 열망과 시위 희생자들의 뜻을 받들기 위해 이번 협상에 참여했다”고 말했다.라디 대변인은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개헌위원회 설치와 헌법에 따른 ‘평화적인 권력이양’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집트 집권 여당인 국민민주당(NDP) 지도부는 전날 동반 사퇴 의사를 밝혔다.이에 따라 무바라크 대통령의 아들이자 정책위원회 위원장인 가말 무바라크와 사무총장인 샤프와 엘셰리프 등 당 지도부 6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다만 무바라크 대통령은 9월까지 당수직을 유지하기로 했다.한편 이날 시위의 중심지인 타흐리르 광장을 제외한 카이로 대부분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상당수 기업도 업무를 재개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되찾아 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알자지라방송은 전했다.
◆서방국가 ‘점진적 권력이양’지지…야권내 불협화음 전망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도 술레이만 부통령의 개혁을 지지하며 ‘점진적 권력이양’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쪽에 무게를 둬온 듯했던 미국도 5일부터는 점진적 권력이양 쪽으로 돌아섰다.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독일 뮌헨 국제안보회의에서 갑작스러운 권력이양에 따른 부작용을 강조하며 “이집트의 시위를 진정시키고 있는 술레이만 부통령에 대한 지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이 발언은 그간 무바라크의 즉각 퇴진을 주장해온 정부 입장과 대조를 이뤄 미국의 이집트 대응 노선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데이비드 케머런 영국 총리도 이날 클린턴 장관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야권 내부에서 권력이양 방식을 놓고 의견이 나뉘어 이집트 차기정부 수립이 순탄치만은 않을것이란 지적도 나온다.야권내에서는 그 동안 술레이만 부통령이 과도정부를 책임지는 가운데 대선을 치르자는 주장과,새로운 의회를 구성해 헌법을 개정한 뒤 차기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 왔다.야권의 중심세력인 무슬림형제단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대화가 이뤄지기 위해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그러나 무슬림형제단이 술레이만과의 대화에 나서면서 엘바라데이와 갈등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시위로 일주일간 중단됐던 은행업무가 이날 재개됐다.이집트 중앙은행은 대량 현금 인출 사태에 대비해 8억5000만 달러의 현금을 전국 은행에 공급했고,이날 카이로 시내 은행앞엔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수 백명이 줄을 지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이 여파로 이날 오전 이집트파운드 가치는 달러당 5.925 이집트파운드로 2005년 1월래 최저치로 하락했다.국채 발행은 7일 재개될 예정이며 증시는 무기한 연기됐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정부·야권,개헌위 설립 등에 합의
6일 이집트 알아라비아TV에 따르면 마그디 라디 정부대변인은 “술레이만 부통령이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야권과 대화를 시작해 개헌위원회를 구성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양측은 현재의 치안상황을 고려해 약 30년 동안 지속해온 비상사태법을 폐지키로 의견을 모았다.이 밖에 △무바라크 대통령의 9월 대선 불출마 △언론 탄압 중지 △국민위원회를 설립해 대선까지 상황을 관리하기로 합의했다.라디 대변인은 “개헌위원회에는 사법부 관계자와 상당수의 정치인이 참여해 3월 첫째 주까지 개헌안을 마련하고 필요한 법 개정안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시작된 이후 이집트 최대 정치단체이지만 불법화한 상태인 무슬림형제단이 정부와 공식 대화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 단체는 그 동안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무슬림형제단은 “국민들의 열망과 시위 희생자들의 뜻을 받들기 위해 이번 협상에 참여했다”고 말했다.라디 대변인은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개헌위원회 설치와 헌법에 따른 ‘평화적인 권력이양’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집트 집권 여당인 국민민주당(NDP) 지도부는 전날 동반 사퇴 의사를 밝혔다.이에 따라 무바라크 대통령의 아들이자 정책위원회 위원장인 가말 무바라크와 사무총장인 샤프와 엘셰리프 등 당 지도부 6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다만 무바라크 대통령은 9월까지 당수직을 유지하기로 했다.한편 이날 시위의 중심지인 타흐리르 광장을 제외한 카이로 대부분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상당수 기업도 업무를 재개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되찾아 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알자지라방송은 전했다.
◆서방국가 ‘점진적 권력이양’지지…야권내 불협화음 전망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도 술레이만 부통령의 개혁을 지지하며 ‘점진적 권력이양’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쪽에 무게를 둬온 듯했던 미국도 5일부터는 점진적 권력이양 쪽으로 돌아섰다.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독일 뮌헨 국제안보회의에서 갑작스러운 권력이양에 따른 부작용을 강조하며 “이집트의 시위를 진정시키고 있는 술레이만 부통령에 대한 지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이 발언은 그간 무바라크의 즉각 퇴진을 주장해온 정부 입장과 대조를 이뤄 미국의 이집트 대응 노선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데이비드 케머런 영국 총리도 이날 클린턴 장관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야권 내부에서 권력이양 방식을 놓고 의견이 나뉘어 이집트 차기정부 수립이 순탄치만은 않을것이란 지적도 나온다.야권내에서는 그 동안 술레이만 부통령이 과도정부를 책임지는 가운데 대선을 치르자는 주장과,새로운 의회를 구성해 헌법을 개정한 뒤 차기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 왔다.야권의 중심세력인 무슬림형제단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대화가 이뤄지기 위해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그러나 무슬림형제단이 술레이만과의 대화에 나서면서 엘바라데이와 갈등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시위로 일주일간 중단됐던 은행업무가 이날 재개됐다.이집트 중앙은행은 대량 현금 인출 사태에 대비해 8억5000만 달러의 현금을 전국 은행에 공급했고,이날 카이로 시내 은행앞엔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수 백명이 줄을 지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이 여파로 이날 오전 이집트파운드 가치는 달러당 5.925 이집트파운드로 2005년 1월래 최저치로 하락했다.국채 발행은 7일 재개될 예정이며 증시는 무기한 연기됐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