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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스스로 수수료 경쟁을 자제하고,상장하는 기업이나 투자자 주관사(증권사)가 모두 만족할 만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고부가 기업공개(IPO)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IB사업본부장(사진)은 "증권사가 좋은 기업을 발견하고 일정 부분 자체적으로 자기자본투자(PI)에 자유롭게 나설 수 있을 때 고부가 IPO가 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금은 시장은 커졌지만 저가 수주 경쟁이 일상화되고 제살 깎기식 경쟁을 벌이는 측면이 크다"며 "증시가 호황일 때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자성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열렸던 '제2회 한국IB대상' 시상식에서 종합대상과 함께 IPO 부문상을 동시 수상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4조8881억원) 규모였던 삼성생명을 비롯해 15건의 IPO를 주관해 건수나 규모 면에서 1위에 올랐다. 그는 "삼성생명이 여러 대형 증권사 중에서 우리에게 IPO를 맡긴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오랜 경험과 네트워크를 통해 대형 딜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게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올해 증권사들이 집중해야 할 부분으로 해외기업 IPO 등을 통한 수익 기반 확대를 지목했다. 크로스보더 딜(국내외 해외 간 거래) 확대를 통한 IPO 부문의 질적인 향상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호주 2대 패션기업인 FFB 상장을 비롯해 3~4건의 해외 기업 IPO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업체 중심으로 전개되는 IPO 주관을 호주 미국 회사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설치한 중국전담팀이 연내 결실을 맺는 한편 지난 연말 출범한 베이징의 자회사 전요우투자자문에 인력을 파견,IPO와 본사 연계 IB 업무를 전담시킬 방침이다.

채권 부문에서도 제한된 시장에서 무차별 경쟁을 벌이는 대신 발행기업을 새로 발굴하고 현장과의 네트워크를 넓혀 나가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상장사나 상장 예정 기업들의 모임인 '진우회'를 운영 중이라고 전했다. 기업 설립 초기부터 재무관리를 지원하고 IPO,회사채 발행 등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돕는 등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다. 기업들은 자금조달의 컨설턴트를,증권사는 고객 네트워크를 얻는 윈-윈 솔루션으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진우회에는 37개 상장사를 비롯해 200여사가 멤버로 가입돼 있다"며 "장기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