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체들이 브랜드숍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 인수와 기존 멀티브랜드숍인 뷰티플렉스 리뉴얼 작업을 통해 매장 수에서 아모레퍼시픽을 앞선 데 이어 올해는 유통망 확충은 물론 매출 확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이 30% 늘어난 에이블씨앤씨의 미샤도 더페이스샵을 따라잡아 올해 단일 브랜드숍 매출 1위를 탈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생건의 멀티브랜드숍 질주

LG생건은 작년 말부터 멀티브랜드숍 뷰티플렉스를 업그레이드한 '보떼 드 뷰티플렉스'로 가두 화장품 유통망 장악에 나섰다. 개인 사업자가 '보떼' 간판을 달고 LG생건 제품을 80~90% 정도 판매하고,나머지는 경쟁사 화장품을 팔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모레 브랜드(한율,라네즈,아이오페 등)만 판매하는 '아리따움'과는 다른 개념의 멀티브랜드숍이다.

LG생건 관계자는 "앞으로 '보떼'를 국내외 건강기능식품까지 판매하는 글로벌 멀티숍 형태로 만들 계획"이라며 "이는 왓슨이나 올리브영처럼 강력한 화장품 유통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작년 말 1150여개인 '보떼' 매장을 올해는 134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뷰티플렉스와 더페이스샵을 합친 LG생건의 브랜드숍 매장 수는 2030개.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1300개)과 계열사인 에뛰드하우스,이니스프리를 합친 1904개보다 100여개 많다. 매출에서는 아모레가 앞서지만 LG생건은 상권별 소비자 특성에 맞춰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매출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차별화한 제품과 매장 서비스로 매출을 극대화해 올해 브랜드숍에서만 4000억원의 매출로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일 브랜드숍의 치열한 순위 경쟁

단일 브랜드숍에서는 올해 치열한 순위 다툼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 1위 자리를 놓고 브랜드숍 원조 격인 미샤와 더페이스샵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미샤 매장 수는 444개로 더페이스샵(887개)의 절반 정도이지만,지난해 매출은 2400억원으로 더페이스샵(2900억원)의 80% 수준에 달했다. 작년 4분기에는 미샤가 800억원의 매출을 올려 더페이스샵(782억원)을 이미 앞섰다.

미샤 관계자는 "올해는 매장을 550곳까지 늘리고 2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더페이스샵은 면세점 자판기 등 특수 유통채널을 통해 1위 자리를 굳혀 나간다는 전략이다.

3위권에서는 스킨푸드와 에뛰드하우스 등이 접전을 펼치고 있다. 에뛰드하우스는 지난해 총 280개 매장을 확보하고,전년보다 48% 늘어난 1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장 수는 스킨푸드(436곳)가 앞서지만 두 브랜드의 작년 매출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에뛰드하우스는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라는 점을 앞세워 올해 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