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반정부 시위가 12일째 계속되면서 우방인 미국이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퇴를 직접 압박하고 나서는 등 무바라크 정권 퇴진이 가시권에 들어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집트의 권력 이양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혼란이 기회로 바뀌길 기대한다"며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국민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도 이날 브뤼셀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이집트의 질서있는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권력 이양을 촉구했다.

시위대는 이날을 '무바라크 퇴진의 날'로 선포하고 수도 카이로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한편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5일 이스라엘에 공급되는 천연가스 수송관이 폭파됐다. 이집트 국영방송은 "괴한들이 이집트의 치안이 불안한 와중에 가스관을 폭파했다"며 "테러범의 소행"이라고 보도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