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경제모범국으로 평가받는 우리도 연초부터 인플레 억제가 주요 국정과제가 되고 있다. 1분기가 물가잡기를 통한 올 한 해 우리 경제 방향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말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경기 부양책으로 푼 엄청난 돈의 힘으로 경기는 살아났지만 10%대 물가 상승률을 보이는 인도를 비롯해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국의 인플레가 특히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도 작년 말부터 채소류,전셋값과 육류 등을 중심으로 물가가 지속적으로 올라 범정부적인 차단에 나서고 있다.

성장 5%,물가상승 3%의 올 목표가 모두 중요하나 물가 안정에 더 우선을 두고 있는 듯한 정부와 한국은행의 방향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무역인의 입장에서 볼 때 올해는 미국 등의 경기회복과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라 주요 상품,특히 원유와 화학제품 및 주요 자원의 가격이 그 어느 해 못지않게 상승할 것으로 판단된다.

수요 견인과 코스트 푸시(비용상승)의 복합적 요인은 구매력이 상당한 궤도에 다다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인구대국 신흥국가들에 의해 더욱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원자재 수입의존도와 무역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우리 기업들은 특히 국제 상품가격 변동에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국제상품가격 변동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국수입업협회(KOIMA)에서는 56개 주요 원자재 가격을 바탕으로 일일,월별 KOIMA지수를 발표해 언론사와 인터넷에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쇠고기 밀 등을 비롯한 농산물과 섬유원료,비철금속류,화학 원료와 리튬 같은 희소금속 등 내수시장의 물가와 수출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이 큰 상품들이 망라된다.

실수요자인 기업과 정부(조달청,광물자원공사)는 여기서 제공하는 현물과 선물 상품의 여러 가격을 분석해 적기에 유리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물가당국도 인플레 심리를 사전 차단해 매점매석 방지와 가격담합 방지를 유도하고 선제적인 할당관세를 통해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라는 조정(통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경상흑자의 상당 부분을 희토류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확보와 곡물메이저 인수합병 등에 투입해 물가안정과 공급 기능을 확보하는 대응도 필요하다. 기업,정부와 경제단체 및 연구기관이 함께 지혜를 모을 때다.

이주태 < 한국수입업 협회장·미도교역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