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와 증시 급반등,유럽 재정 위기,신흥국 인플레이션과 긴축,이집트 쇼크.

국내 증시는 지난 5년간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넘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900포인트 붕괴 위기에 몰렸고 그로부터 2년여 만에 또다시 사상 최고치 경신이라는 전인미답의 길을 걸었다. 투자자들이 롤러코스터 증시를 경험하면서 장기 수익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장기간 투자수익률이 우수한 운용사는 어디이고,오래 묻어둘수록 맛이 나는 '김장독 펀드'는 어떤 게 있을까.

◆아이 · 알리안츠 · 한국 장기수익률 우수

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5년 수익률 상위 운용사 중 1년과 2년,3년,5년 등 전 구간에 걸쳐 평균을 웃돈 운용사는 전체 조사대상 33개사 중 아이투신운용과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KTB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등 6개사였다.

아이운용은 11개 펀드에 총 353억원을 운용하면서 5년간 평균 113.83%의 수익률을 올렸으며 알리안츠운용과 한국운용 등도 100% 이상의 수익률을 거뒀다.

홍호덕 아이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른 종목은 많이 오른 반면 안 오른 종목은 철저히 시장에서 배제됐다"며 "단기 시세에 추종하기보다 장기 비전을 염두에 두고 길게 투자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원일 알리안츠운용 사장은 "기업 내재가치에 입각해 종목을 선정한 후 기업과 활발히 소통하며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애쓴 결과가 펀드 수익률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5년 동안 97.77%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한 KTB자산운용도 3년 50.19%,1년 39.90%의 수익률로 상위권에 꾸준히 올랐다. 교보악사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운용도 5년간 80.36%,74.09%의 수익률을 거뒀다.

◆묵힐수록 빛이 나는 펀드는

'마이트리플스타'가 5년간 181.07%의 수익률을 올리면서 수익률 1위에 올랐다. 이 펀드는 성장주,전환주,기대주 등 3개 범주의 주식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2009년에도 연간 수익률 1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지난해 잠시 주춤하다 올 들어 다시 수익률이 회복세를 타고 있다.

작년 대형성장주 위주의 장세에서도 꾸준하게 상위권을 지킨 '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C/B)'도 1년 62.87%,3년 112.13%,5년 141.35%의 수익률로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한국투자삼성그룹1(C1)'을 비롯해 한국운용의 4개 삼성그룹주펀드들도 5년 수익률 상위 10위권 내에 나란히 포진했다.

'삼성퇴직연금액티브1'(117.10%)은 퇴직연금펀드로서 유일하게 10위권 안에 들었으며 '신한BNPP탑스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1(C1)'도 어린이펀드라는 중장기펀드의 성격에 걸맞게 높은 수익률(114.65%)을 올렸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펀드 운용 스타일과 시장 상황이 잘 맞아떨어져 한 해 반짝했다가 이듬해 하위권을 맴도는 펀드들이 많지만 이런 펀드들은 중장기적으로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은 안겨다 줬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