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닭고기 가공업체인 하림과 돼지고기 유통업체 선진에서 각각 분할된 지주회사가 내달 1일 나란히 재상장된다. 선진을 손자회사로 거느린 하림이 국내 최대 육가공그룹의 지주회사로 탈바꿈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지배구조 재편이 해당 종목과 관련 업계에 줄 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림과 선진은 작년 10월 기업분할을 공시하고 12월29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하림의 기존 주주는 43 대 57의 비율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주식을 받게 된다. 지주회사인 하림홀딩스는 2월1일,사업회사인 하림은 3월14일 코스닥에 각각 재상장된다. 선진도 63 대 37로 분할돼 선진지주(지주회사)가 2월1일,선진(사업회사)은 2월16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될 예정이다.

하림홀딩스는 오리고기 유통업체 주원산오리와 농수산홈쇼핑 등 5개 계열사를 거느리게 되며,선진지주는 식품회사인 선진햄과 해외영업법인 선진필리핀 등 20개 계열사를 경영하게 된다. 하림 관계자는 "기업 분할 후 하림홀딩스와 선진지주를 합병해 그룹 전체를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그룹 구조 재편이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육류 가공 및 식품 생산부터 홈쇼핑 채널을 통한 유통까지 수직계열화가 완성된 상태에서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인수 · 합병과 신사업 진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정기 SK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던 계열사들의 가치가 지주사를 통해 반영될 것이란 점에서 수혜가 예상된다"며 "축산업에서도 차츰 규모의 경제가 힘을 발휘하고 있어 유일하게 대기업 규모를 갖춘 하림의 시장지배력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거래 정지 기간에 전국적으로 맹위를 떨친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의 여파로 주가가 단기간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림 관계자는 "같은 닭고기 가공업체인 동우가 이달 들어 강세인 데서 보듯이 가축 관련 전염병의 주가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