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녹십자 유한양행 등 상위 제약사들이 지난해 4분기 시장예상을 밑도는 저조한 실적을 냈다. 양호한 연간 실적에 묻혀버린 4분기 '성적표'가 시장형실거래가제도와 쌍벌제 도입 등 제약 영업환경의 변화가 본격 반영된 것인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아제약은 지난 29일 기업설명회를 갖고 작년 4분기 매출이 2123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3% 줄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5.71% 증가한 8468억여원,영업이익은 7.18% 늘어난 985억여원을 각각 기록했다.

업계 2,3위인 녹십자와 유한양행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8%와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십자의 경우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1516억원,영업이익은 13억원에 불과했다. 신종플루 백신의 일회성 매출이 사라진 점을 들어 실적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영업이익 13억원은 의외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하지만 백신의 수출호조 등으로 녹십자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7910억원,영업이익은 1456억원으로 22% 늘었다.

유한양행도 지난해 4분기 매출(1600억원)은 2.9% 증가하는 데 그쳤고,영업이익(113억원)은 29% 줄었다. 또 다른 상위 제약사인 한미약품과 중외제약 등도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했거나 정체 상태의 실적을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신지원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쌍벌제 도입 등이 실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지만,4분기 대형 제약사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연구 · 개발비 지출 증가 등 일시적 현상 때문"으로 분석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