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일본의 국가신용(장기국채)등급을 내림에 따라 정부의 신용도가 도요타자동차 등 일부 민간 기업보다 더 낮아지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카메라 및 사무자동기기 업체인 캐논,제약회사인 다케다약품,자동차 부품회사인 덴소,도쿄전력 등의 S&P 기준 신용등급은 'AA'다. 'AA'에서 'AA-'로 한 단계 떨어진 일본의 국가신용도보다 위인 셈이다. 국가신용등급이 그 나라의 민간 기업보다 낮은 경우는 이례적이다.

그렇다고 이번 일본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일본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곧바로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S&P도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는 이유로 도요타 등의 신용도를 낮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P는 "수익원과 보유자산이 해외에 분산돼 있고,재무구조가 튼튼한 민간 기업의 신용등급은 국가보다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국가신용등급 하락이 일본 기업의 주가를 떨어뜨리는 악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사쿠라이 유키 후코쿠생명투자고문 사장은 "자동차 회사인 혼다나 건설중장비 회사인 고마쓰 등의 국내 매출 비중은 20% 정도"라며 "이런 기업의 주가는 국가신용등급과 연동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 평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포스코가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A1' 등급을 받고 있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은행의 신용등급도 A1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