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요구에 운용사들 스팩株 팔기 바빠…"규제 강화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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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 당국의 보다 엄격한 잣대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에 대한 합병 기준이 강화되자 일부 운용사들이 스팩 주식 매도에 나서고 있다. 스팩의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환매를 하고 있어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자산운용은 지난 20일 대신증권그로쓰스팩 주식 6만7836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처분단가는 2002원으로 공모가 2000원보다 단 2원이 높다. 차익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이 0.1%란 얘기다.
KTB자산운용은 이달 들어서만 히든챔피언스팩1호(공모가 2000원) 주식 18만576주를 주당 2000원~2001원에 처분했고, 우리스팩 주식을 공모가인 1만원에 팔았다. 동양밸류스팩과 신한스팩1호도 공모가 수준보다 조금 높은 가격에 매도했다.
수익이 크게 나지 않은 상황에서 스팩을 처분한 이유는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 탓이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스팩과 비상장 기업간 합병에 대한 기대가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로 인해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면서 "스팩을 편입한 펀드에 환매 요구가 일부 들어오고 있다"고 털어놨다.
스팩에 대한 기대감이 감소한 것은 감독당국이 지난해 11월말 기업 합병시 적용하는 합병가액 산정방법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당시 금감원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상장법인이 과대 포장되는 경우가 많아 자본환원율을 최소 10% 이상 인상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4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저 이율 단순평균치의 1.5배를 적용했었다.
자본환원율이 높아지면 기업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M&A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이에 따라 스팩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오히려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홍헌기 동부자산운용 본부장은 "일부 스팩이 공모가를 하회하면서 가격 매력 커졌다"고 강조했다.
홍 본부장은 "스팩 투자자는 단기적인 수익을 보고 들어오는 경우 보다 합병 이후까지 내다보는 경우가 더 많다"면서 "합병시 비상장사의 과대 포장을 방지하는 규제 강화로 더 우량한 비상장사와 합병이 가능해진다면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동부자산운용은 지난 12일과 13일 대우증권스팩 3만6700주를 장내에서 매수하는 등 최근 스팩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자산운용은 지난 20일 대신증권그로쓰스팩 주식 6만7836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처분단가는 2002원으로 공모가 2000원보다 단 2원이 높다. 차익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이 0.1%란 얘기다.
KTB자산운용은 이달 들어서만 히든챔피언스팩1호(공모가 2000원) 주식 18만576주를 주당 2000원~2001원에 처분했고, 우리스팩 주식을 공모가인 1만원에 팔았다. 동양밸류스팩과 신한스팩1호도 공모가 수준보다 조금 높은 가격에 매도했다.
수익이 크게 나지 않은 상황에서 스팩을 처분한 이유는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 탓이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스팩과 비상장 기업간 합병에 대한 기대가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로 인해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면서 "스팩을 편입한 펀드에 환매 요구가 일부 들어오고 있다"고 털어놨다.
스팩에 대한 기대감이 감소한 것은 감독당국이 지난해 11월말 기업 합병시 적용하는 합병가액 산정방법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당시 금감원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상장법인이 과대 포장되는 경우가 많아 자본환원율을 최소 10% 이상 인상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4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저 이율 단순평균치의 1.5배를 적용했었다.
자본환원율이 높아지면 기업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M&A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이에 따라 스팩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오히려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홍헌기 동부자산운용 본부장은 "일부 스팩이 공모가를 하회하면서 가격 매력 커졌다"고 강조했다.
홍 본부장은 "스팩 투자자는 단기적인 수익을 보고 들어오는 경우 보다 합병 이후까지 내다보는 경우가 더 많다"면서 "합병시 비상장사의 과대 포장을 방지하는 규제 강화로 더 우량한 비상장사와 합병이 가능해진다면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동부자산운용은 지난 12일과 13일 대우증권스팩 3만6700주를 장내에서 매수하는 등 최근 스팩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