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도모데도보 공항의 폭탄테러로 러시아 정부가 공항,철도에 대한 보안 수준을 높이며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러시아 당국은 러시아 연방으로부터의 분리 독립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러시아 남부 북(北)캅카스 지역 반군들이 이번 테러를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25일 보안 관계자의 말을 인용,"사고 현장에서 아랍 계통의 외모를 한 30대 남성의 시신 일부가 발견됐고 이 남성이 폭발물을 터뜨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타르타스통신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번 테러에 대한 대책회의 직후 비상체제에 들어가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스위스에서 26일 개막하는 다보스포럼 참석도 취소했다. 인테르팍스통신은 "공항은 물론 철도를 비롯한 모든 교통수단에 대한 보안 수준을 높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국제사회도 한목소리로 테러세력을 비난하고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고 "러시아인들을 겨냥한 만행을 규탄한다"며 "무고한 시민들을 향한 이번 공격을 계기로 미국민들과 러시아 국민들은 단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이런 범죄행위에 격분하고 테러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로 인한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모스크바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아직까지 한국인 피해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현재 모스크바에 취항 중인 국내 항공사는 대한항공뿐이고,대한항공도 도모데도보 공항이 아니라 모스크바의 다른 국제공항인 셰레메티예보 공항을 주 4회 이용 중이어서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여객이나 화물수송에 별다른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러에 사용된 폭발물의 강도는 TNT 7㎏에 상당하는 수준으로 폭발물 내부에 피해를 확대시키기 위한 철제 파편들이 들어 있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은 전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