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편을 10초 내에 전송받을 수 있는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 어드밴스드 시연을 국내 기술진이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로써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5일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등과 공동으로 LTE어드밴스드 기술을 공개하고 시연행사를 가졌다.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ETRI 내에서 이동하는 버스에 LTE어드밴스드 시스템을 설치,전용 휴대단말기에 연결된 42인치 TV로 풀HD급 3차원(3D) 영상을 끊김 없이 전송받고 선명한 화질로 화상통화를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여러 개의 고화질 영상을 한 화면으로 동시에 볼 수 있는 고화질 멀티미디어 방송 다중송출 서비스(eMBMS) 등 미래 이동통신 서비스도 시연됐다.

ETRI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LTE어드밴스드 시스템은 최대 초당 600메가비트(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이동통신 기술이다. 700메가바이트(MB) 크기의 영화 한 편을 9.3초에 전송받을 수 있다. SK텔레콤KT가 현재 서비스 중인 3G 이동통신(WCDMA)에 비해 40배가량 빠른 것.미국 일본 스웨덴 등에서 이미 상용화됐고,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이 오는 7월 상용화할 예정인 3.9세대 이동통신기술 LTE에 비해서도 6배가량 빠르다. 이 때문에 3G 이동통신 서비스에서는 불가능했던 HD 영상,3D 영상 등 대용량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것이 ETRI 측의 설명이다. LTE어드밴스드는 4월께 국제 기술표준이 정해지고 2014년께부터 상용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ETRI는 산업 ·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LTE어드밴스드 시스템 개발을 계기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기업은 단말기 분야에서 346조원,기지국 및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 16조원 등 363조원의 매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김흥남 ETRI 원장은 "ETRI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에 LTE 어드밴스드 관련 표준특허 비율(건수 기준)이 전 세계의 23%에 이른다"며 "4G 이동통신 시대에는 한국이 통신장비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