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기증한 책이 밑천이 되어 '근대 시문학의 거성' 영랑 김윤식 시인의 시정신과 민족애를 이어받는 '21세기 시문학도서관'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습니다. "

도남 정종준 선생(75 · 광주시 남구 · 사진)이 평생에 걸쳐 모은 시문학 관련 도서 4500여권을 전남 강진군에 기증했다.

25일 강진군에 따르면 칠량면 학동 출신인 도남 선생은 1970년대부터 40여년간 전국 고서점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시문학 관련 도서 4148권을 현재 영랑 김윤식 선생 생가 앞에 건립 중인 시문학파기념관에 기증했다.

이번에 기증한 책은 1924년판 변영로의 '조선의 마음'을 비롯해 노자영의 '내 혼이 불탈 때'(1928),김광균의 '와사등'(1945),노천명의 '창변'(1945),청록파 시인의 '청록집'(1946) 등 시집류가 3131권에 이른다.

또 '현대문학' 창간호(1957)와 '현대시학' 창간호(1966),'문학사상' 창간호(1972) 등 문학사적으로 소장 가치가 높은 문예지류 767권이 포함돼 있다.

도남 선생은 "시문학파기념관은 강진군민의 자긍심을 넘어 '대한민국 시문학의 메카'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남 선생은 광주사범을 거쳐 광주교육대학을 졸업하고 20여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1980년대 초에 사직하고 경영 일선에 뛰어들어 사업가로 활동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