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이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수수료 인상율을 대폭 낮춘다.

25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장외파생상품 발행시 금융투자업체들에 부과되는 수수료를 90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하려던 것을 3만원으로 내렸다. 40% 하향조정한 셈이다.

또 대행기관이 국민은행, 하나은행을 이용하는 금융투자업체가 예탁결제원을 이용하는 발행수수료도 낮추게 된다. 기존에는 건당 10만원이었지만 수수료를 5만원으로 내리면서 차이를 좁힐 예정이다. 해당되는 금융투자업체는 9개사다.

더불어 인상시기도 연기했다. 예탁결제원은 올해초부터 인상안을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업계의 의견 수렴기간을 감안해 오는 4월로 시행시기를 미뤘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이 시기에 맞춰 수수료를 인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발행수수료가 갑작스럽게 큰 폭으로 인상된다는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인상율과 시행시기를 조정했다"며 "앞으로 업계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현재 발행 대행을 맡긴 17개 금융투자사들과 인상된 수수료안을 토대로 갱신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탁결제원은 그러나 발행수수료 3만원은 원가에 미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예탁결제원과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장외파생상품을 발행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약 13억원에 달한다.인력도 7명이 투입된다.

지난해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발행 수수료의 총액은 4억5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3만원으로 인상되더라도 수수료 수입은 9억7000만원에 불과해 소요되는 비용(13억원)에는 한참 못미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예탁결제원이 그동안 저렴하게 서비스한 측면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량으로 파생상품을 발행하는 증권사들의 입장에서 수수료가 인상되는 건 달가운 일이 아니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