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주관 반정부 시위..폭력사태 빚어

발칸반도 알바니아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격렬한 충돌이 빚어지면서 시위대 3명이 숨졌다.

현지 뉴스통신 ATA에 따르면 이날 오후 수도 티라나 도심에서 약 2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집권 민주당의 부정부패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야당이 주관한 이날 시위는 처음에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시위대 일부가 경찰차에 불을 지르자 이에 맞서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쏘며 진압에 나서면서 극렬한 충돌로 이어졌다.

특히 시위대 일부가 살리 베리샤 총리실 건물을 향해 돌과 화염병을 던지자 경찰이 공중에 경고 사격을 하면서 폭력사태가 격해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티라나 군 병원 관계자를 인용, 3명의 시위대가 숨졌으며 경찰과 시위대 40명 이상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AFP 통신 등은 이 병원 응급실 책임자인 사미 코체쿠의 발언을 인용, 시위대 3명이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병원에 실려왔다고 전했다.

그는 사망자 이외 경찰관 25명과 시위대 30명 등 모두 55명이 다쳤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위는 베리샤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 주도 연립정부의 부총리가 수뢰 혐의로 사퇴한 것을 계기로 야권이 민주당을 상대로 퇴진 공세를 높이는 가운데 일어났다.

제1야당인 사회당은 시위대에 자제를 당부했고 시위가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경찰의 과잉진압 탓에 폭력사태가 불거졌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그러나 베리샤 총리는 폭력을 통해 권력을 잡을 수 없다고 야당을 비난하면서 폭력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바미르 토피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시민들에게 자제를 호소하는 한편 각 정당 지도자들에게 대화를 통한 긴장 해소를 주문했다.

알바니아 주재 유럽연합(EU)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사무소도 희생자를 낸 이날 시위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모든 정파에 자제와 침착을 촉구했다.

알바니아는 지난 2009년 7월 실시된 총선에서 베리샤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이 46.8%를 득표해 45.4%를 얻은 사회당을 박빙의 차이로 제치고 민주당 주도 연정을 출범시킨 후 정치 불안이 계속돼 왔다.

선거부정 의혹을 물고 늘어진 사회당은 최근 민주당 소속 부총리의 부정부패 혐의가 드러나자 정권 퇴진과 조기총선 목소리를 높였다.

2009년 4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 된 알바니아는 현재 유럽연합(EU) 가입을 추구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