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중 대화'를 지렛대로 활용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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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변화 끌어낼 전략 마련에 올인
한·미 동맹 강화…中과 정책공조
한·미 동맹 강화…中과 정책공조
올 들어 북한의 대남 대화공세가 지속되더니,뒤이은 미 · 중 정상회담에서 남북 관계개선과 대화에 대한 우선권이 부여됐다. 이에 북한이 즉각 고위급 군사회담을 제의하고,우리 역시 전격적으로 대화를 수용함으로써 오랜만에 한반도에서 평화적 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까지도 포탄이 오가고 '보복'과 '제재'의 강경 언어만이 난무하던 이 땅에서 대화 용어가 등장하니 하도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선뜻 귀에 잘 다가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정식 대화에 응한 만큼 또 다른 '전쟁',즉 '대화전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최근 일각에서는 우리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대남정책보다 항상 시간적으로 뒤처진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다시 말해 군사적 도발에도,대화공세에도 항상 시간적으로 늦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 정부가 결연히 나서 대화에는 대화로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입장을 정리한 이상,향후 지루하게 전개될 '남북대화전쟁'에 대한 전략적이면서도 치밀한 행동계획을 수립할 때다.
우선 북한의 진정성을 추구하되 여기에 모든 것을 올인해서는 안된다. 원래 북한은 우리에 대해 진정성을 보일 만한 이념과 역사,체제와 정책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 있다면 '고물취급' 받는 사회주의 체제유지 발전을 위한 전략적 목표와 정책이 있을 뿐이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대외 및 대남전략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언제가 될지 모를 그들의 '진정성'에 기댈 것이 아니라 그들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다양한 수단과 전략을 마련하는 데 올인해야 한다.
둘째 우리가 북한의 변화 유도를 위해 어떤 수단을 갖춰야 하는가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과정은 시간적으로 대단히 길고 정책적으로 매우 복잡하며 다양한 인센티브적 유도수단이 필요한 사업이다. 우리가 북한에 비해 가지고 있는 절대적 우위는 우리의 대북정책 수단이 다양하고 크다는 데 있다. 북한의 진정성을 기대할 수 없는 현실적 환경에서는 우리가 다양한 수단을 가지고 변화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무엇을,얼마나,어떤 기회에,어떤 방식으로 쓸 것인가를 합리적으로 선정해 내는 데 있다. 어차피 남북관계가 대화를 통해 주고받으면서 변화할 수밖에 없는 과정이라면,우리의 대북수단들을 국내 및 국제적인 분위기와 시간에 맞추면서 시너지효과를 보는 방향에서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오랜만에 재개되는 대화인 만큼 대화체제의 재정비와 효율적인 추진구조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북한의 대남도발로 인해 우리의 대화체제는 오랫동안 작동을 멈춘 상태이고,과거의 대화 전략가들과 대화 추진자들이 자리를 옮기거나 부재한 상황이다. 북한의 대남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대화체제를 재정비하고 인적 · 물적 구조를 효율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
넷째 북한 변화를 위한 대화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외적 대북 정책협조를 새롭게 추구해 나가야 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 · 미 동맹의 지속적 강화 속에서 한 · 중 관계의 질적 발전을 통한 북한 변화를 유도해 나가는 것이다. 북한 변화의 양대 압박의 축을 완성하려면 남북 대화,한 · 중 대화를 병행해 나갈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긴급한 것은 한 · 중 간의 대화를 통한 정책의 일체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한 · 중 간의 진솔한 대화,폭넓은 대화,기동적인 대화,균형적인 대화를 추구함으로써 북한이 변화를 택할 수밖에 없는 대외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오랜만에 재개되는 남북대화가 이제부터라도 북한의 변화를 실질적으로 유도하는 실효성 있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조명철 < 대외경제정책硏 선임연구위원 >
최근 일각에서는 우리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대남정책보다 항상 시간적으로 뒤처진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다시 말해 군사적 도발에도,대화공세에도 항상 시간적으로 늦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 정부가 결연히 나서 대화에는 대화로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입장을 정리한 이상,향후 지루하게 전개될 '남북대화전쟁'에 대한 전략적이면서도 치밀한 행동계획을 수립할 때다.
우선 북한의 진정성을 추구하되 여기에 모든 것을 올인해서는 안된다. 원래 북한은 우리에 대해 진정성을 보일 만한 이념과 역사,체제와 정책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 있다면 '고물취급' 받는 사회주의 체제유지 발전을 위한 전략적 목표와 정책이 있을 뿐이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대외 및 대남전략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언제가 될지 모를 그들의 '진정성'에 기댈 것이 아니라 그들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다양한 수단과 전략을 마련하는 데 올인해야 한다.
둘째 우리가 북한의 변화 유도를 위해 어떤 수단을 갖춰야 하는가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과정은 시간적으로 대단히 길고 정책적으로 매우 복잡하며 다양한 인센티브적 유도수단이 필요한 사업이다. 우리가 북한에 비해 가지고 있는 절대적 우위는 우리의 대북정책 수단이 다양하고 크다는 데 있다. 북한의 진정성을 기대할 수 없는 현실적 환경에서는 우리가 다양한 수단을 가지고 변화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무엇을,얼마나,어떤 기회에,어떤 방식으로 쓸 것인가를 합리적으로 선정해 내는 데 있다. 어차피 남북관계가 대화를 통해 주고받으면서 변화할 수밖에 없는 과정이라면,우리의 대북수단들을 국내 및 국제적인 분위기와 시간에 맞추면서 시너지효과를 보는 방향에서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오랜만에 재개되는 대화인 만큼 대화체제의 재정비와 효율적인 추진구조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북한의 대남도발로 인해 우리의 대화체제는 오랫동안 작동을 멈춘 상태이고,과거의 대화 전략가들과 대화 추진자들이 자리를 옮기거나 부재한 상황이다. 북한의 대남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대화체제를 재정비하고 인적 · 물적 구조를 효율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
넷째 북한 변화를 위한 대화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외적 대북 정책협조를 새롭게 추구해 나가야 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 · 미 동맹의 지속적 강화 속에서 한 · 중 관계의 질적 발전을 통한 북한 변화를 유도해 나가는 것이다. 북한 변화의 양대 압박의 축을 완성하려면 남북 대화,한 · 중 대화를 병행해 나갈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긴급한 것은 한 · 중 간의 대화를 통한 정책의 일체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한 · 중 간의 진솔한 대화,폭넓은 대화,기동적인 대화,균형적인 대화를 추구함으로써 북한이 변화를 택할 수밖에 없는 대외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오랜만에 재개되는 남북대화가 이제부터라도 북한의 변화를 실질적으로 유도하는 실효성 있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조명철 < 대외경제정책硏 선임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