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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窮)하면 통(通)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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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유럽이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동유럽은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이다. 금융위기 초기에 동유럽에 비해 비교적 잘 견뎌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흐름을 만들게 된 배경에 '유로화'가 있다. 정치적인 통합을 이루지 못한 채 화폐만 통합된 유로화는 태생적으로 다양한 구조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경기가 침체되면 정부는 재정정책을, 중앙은행은 통화와 금리정책을 점차 전환한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정책조합이라고 한다. 재정 위기를 극복해 가는 과정 속에서 동유럽 국가들은 화폐를 발행하고 금리를 제로까지 낮췄으며, 엄청난 국가 재정을 투입했다. 즉, 정책조합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남유럽 국가들은 단일 화폐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작정 화폐를 발행할 수 없었을 뿐더러 유럽중앙은행(ECB)의 통제로 금리도 함부로 내릴 수도 없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자국의 재정정책에만 의존하여 금융 위기 탈출을 모색하는 것 뿐이었다. 따라서 남유럽 국가들에게는 그 금융위기가 고스란히 정부의 재정위기로 전이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급기야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통화정책을 대신할 기관을 외부에 두고 통화량 공급을 가능케 하자는 의견이 대두됐다. 그리고 마침내 유로 재무장관들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만들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자존심이 무척 강한 남유럽 국가들이 국채 수익률의 한계 상황인 7%를 넘을 때까지도 어느 누구 하나 자발적으로 EFSF에 자금을 요청하지 않았고, 결국 이는 남유럽 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 궁(窮)하면 통(通)하게 되어 있다. 지금은 EFSF가 시장에 직접 개입한다는 내용에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과거에 자발적으로 구제금융을 요청해야만 집행됐던 EFSF가 이제는 시장에서 직접 문제가 발생한 국가들의 국채 매입이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머지 않아 EFSF가 남유럽 국가들에게 통화 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면, 이들 역시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위기 탈출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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