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신흥국, 커지는 인플레 압력
中 최저인금 줄인상…對中 수출주 부상


중국 인민은행이 최근 한달도 안돼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지급준비율(지준율) 인상을 통해 `돈줄죄기'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통화정책 긴축전환이 국내증시의 거침없는 오름세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잉유동성, 원자재값 급등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긴축은 언젠가는 증시 흐름을 꺾을 대형 악재로 돌변할 수 있는 복병이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중국 인민은행이 은행 지준율을 인상한 것도 이런 측면에서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인민은행은 오는 20일부터 지준율을 0.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지준율은 금융기관이 예금을 받은 금액 가운데 현금으로 보유하는 비율이다.

이 비율을 높이면 시중 유통 자금을 줄여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난다.

중국에서는 작년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0%에 달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높아졌다.

관건은 물가상승 속도다.

적절한 돈줄 죄기로 인플레이션을 감내할만한 수준에 묶어둔다면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통제 범위를 벗어나 물가가 폭등하면서 급격한 통화 긴축으로 이어지면 경제 성장과 증시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웃도는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너무 많이 올랐다'는 심리적 부담을 제외한다면 딱히 꼽을 만한 악재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가들의 긴축정책 전환은 상승장세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기보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처럼 시중금리가 절대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단계적인 금리 인상은 물가상승 속도를 줄여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최근 2개월간 4차례 지준율을 올렸고 지난해 12월25일에는 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상한 바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주 시장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올렸다.

현대증권 이상원 투자전략팀장은 "아시아권 신흥국가의 통화정책이 긴축 쪽으로 점차 바뀌고 있지만 아직 경기 과열을 식히는 수준이며 증시에도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0%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어서 `적극적인 긴축'보다는 '과열 식히기'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이사는 "국내외 증시가 인플레이션 부담을 점점 강하게 느끼는 것은 맞지만, 증시가 직접적인 충격을 받기에는 금리 수준이 너무 낮다"고 말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중국의 지준율 인상 소식에도 JP모건체이스 은행의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다우지수가 0.47% 오름세로 마감했다.

이와 함께 중국 당국이 통화 긴축과 맞물려 최저임금을 잇달아 올리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장쑤성 인력자원사회보장청은 내달 1일부터 1종 지역의 월 최저임금을 18.75%, 2종 지역은 17.72%, 3종 지역은 19.4% 각각 인상키로 했다.

앞서 베이징은 1월1일부터 월 최저임금을 기존의 960위안에서 1천160위안으로 20.8% 올렸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통화 긴축이 국내 증시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재료'이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수 소비가 촉진될 수 있다는 점은 대중(對中) 수출주(株)에 호재가 될 수 있다.

김세중 이사는 "임금 인상으로 중국내 소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통화긴축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더욱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