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회복에 힘입어 취업자 수 증가폭이 6년 만에 최대를 기록하는 등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었지만 청년층 고용사정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32만3000명이 늘어 정부의 일자리 창출 목표인 '25만명+α'를 웃도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청년층 고용률은 40.3%로 고용 한파가 닥쳤던 2009년 40.5%보다 오히려 낮아졌고 청년 실업률은 전년(8.1%)과 비슷한 8.0%에 머물렀다. 이는 전체 실업률(3.7%)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젊은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실제 지난해 12월의 경우 신규 취업자 45만5000명의 96.3%인 43만8000명이 50대 이상으로 15~29세인 청년층은 거의 일자리를 못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장 · 노년층은 상대적으로 보수도 적고 고용유지 기간도 짧다는 것을 감안하면 고용시장구조가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제조업이 더 이상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 12만6000개가 감소했던 제조업 일자리가 지난해 19만1000개 늘었지만 청년실업률은 거의 개선되지 못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나마 지난해는 강한 경기회복세로 민간부문에서 비교적 많은 일자리가 생겼지만 올해는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이 거의 확실한 만큼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고용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큰 콘텐츠, 미디어, 3D산업 등 서비스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들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만성적인 저작권 침해나 불공정거래 관행 등을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 진입규제를 포함한 각종 규제도 빨리 털어내야 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산업, 학력, 연령별로 장기적인 인력 수급 계획을 세워 미스매치를 최대한 해소해야 하며 같은 맥락에서 전문계 고교 육성이나 대학 구조조정도 차질없이 진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