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에 이어 미국 인텔이 오는 13일(현지시간) 작년 4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경험상 인텔의 실적 개선은 국내 정보기술(IT)주의 강세와 증시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올해도 '인텔 효과'가 나타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숨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인텔의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은 데다 포스코를 시작으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실적 호전주 위주의 주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 실적,IT주 반등 기회

인텔은 2009년 4분기 이후 분기마다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선보이며 국내 증시를 끌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최근 1년간 인텔이 분기 실적을 발표한 다음 날 국내 전기전자업종지수는 평균 1.72% 올랐고,코스피지수도 IT주 강세에 힘입어 1% 안팎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업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 실적으로 확인되면서 국내 IT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결과다.

경제전문사이트 마켓워치에 따르면 10일 현재 인텔의 작년 4분기 매출은 113억7000만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회사 측이 제시한 전망치(114억달러)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경기지표 등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주가에 악재가 될 만큼 실적이 부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 측이 공격적으로 잡은 목표치에 근접했다는 점만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4분기 실적이 예상에 못 미쳐도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IT주 강세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인텔이 올해 낙관적인 실적 전망을 내놓을 경우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는 IT주에 반등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이달 중 인텔의 차세대 CPU인 '샌디브리지'가 출시되면서 신형 PC 수요가 늘어 국내 IT주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간 IT 재고가 크게 줄어든 데다 제조업지수 등 경기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국내 기업 실적도 눈여겨봐야

일각에서는 인텔보다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홍빈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시장의 패러다임이 PC에서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로 옮겨가고 있어 인텔이 IT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주가 영향력은 약화되고 있다"며 "오히려 국내 기업들의 실적 둔화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13일 발표될 포스코의 실적이 관심이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83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급감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미 예상됐던 것어어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대신 올 1분기와 향후 철강가격 및 실적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포스코는 실적 발표 때까지 눈치보기가 이어질 수 있지만 개선 여지가 보이면 최근 보인 반등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점 돌파 이후 쉬어가는 양상을 보이는 코스피지수도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달 후반으로 가면서 현대차 기아차 등 자동차주와 LG화학 호남석유화학 등 주요 화학주의 실적 호조세가 상승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강지연/김다운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