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이번 주 증시는 역사적 고점인 ‘2100’ 돌파에 도전한다.그러나 4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되는 데다 옵션만기일까지 있어 주변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도 주가의 추가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주 코스피지수는 사상 최고치인 2086.20으로 마감해 한주 동안 35.2포인트(1.71%) 상승했다.새해 첫 거래일을 최고치인 2070.08로 산뜻하게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주중 소폭 조정을 받았지만 금요일에 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저력을 보였다.이제 2100선까지 14포인트만을 남겨두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투자심리가 지속적으로 호전된 덕분이다.지난주 공개된 고용지표에 따르면 12월 ADP의 민간 부문 일자리는 29만7000개 증가해 2000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지난해 12월의 미국 ISM제조업지수는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이에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1조267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국내 증시가 지난주 상승 탄력을 발판으로 ‘2100 고지’ 등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하지만 10일 시작되는 지난해 4분기 어닝시즌의 개막은 부담이다.대우증권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3.7% 줄어든 21조7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된 기업은 실적 실제치와 전망치가 시장의 컨센서스를 상회해야만 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될 수 있겠지만 삼성전자가 잠정치를 발표한 이후 하락한 것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많지 않다” 며 “어닝시즌 중 주가의 실적 수렴 과정에서 코스피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업종 및 종목 간 차별화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3일 옵션만기일도 증시의 발목을 잡을 요인으로 지목된다.새해 첫 만기일은 배당 수익을 노리고 유입됐던 프로그램 매수세가 해소되면서 주로 순매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지난 12월 동시만기 이후 유입된 차익 매수는 8600억원 규모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증권 보험 주도로 차익매수가 이뤄졌고 자기매매로 유입된 물량은 2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며 “외국계 증권사의 차익잔고의 변화가 크지 않아 1월 옵션만기를 청산 시점으로 설정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자기매매를 통해 배당차익거래 형태로 유입된 차익잔고는 청산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나홀로’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도 미국 정책금리가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지속될 전망” 이라면서도 “외국인들이 1조원대 순매수를 한 다음에는 매수 강도가 둔화되는 데다 옵션만기일 이후에는 추가 상승보다는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10일 발표되는 중국의 12월 대외거래 및 통화 공급,위안화 신규대출,주택가격 등의 지표도 점검해야 할 요소다.

다만 14일 발표되는 미국의 12월 소매판매와 12월 산업생산 및 설비가동률 등의 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 투자 심리를 다시 자극할 수도 있다.

본격적으로 실적 시즌에 돌입하는 만큼 이번 주에는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종목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많다.우리투자증권은 에스엘 대한유화 동양기전 에스에프에이 태광 와이지-원 등 자동차부품·화학·반도체·기계 등을 추천했다.대신증권은 코스피200종목 중 실적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되지 않은 한국철강 대한제강 LG이노텍 우리금융지주 등을 권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세계 최대의 소비자 가전전시회(CES)를 계기로 태블릿PC와 스마트·3D TV 경쟁이 촉발된 만큼 관련 유망주에 관심을 두라고 조언했다.삼성SDI 실리콘웍스 일진디스플레이 에스에프에이 파트폰 등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