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11.01.07 06:29
수정2011.01.07 06:29
채권단이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란계 다국적 기업인 엔텍합그룹에 내달 7일까지 말미를 주기로 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대우일렉 우선협상대상자인 엔텍합에 대해 일단 본계약을 해지 않고 내달 7일까지 인수대금 지급 등을 기다려주기로 했다.
엔텍합이 작년 12월7일까지 제출하기로 한 투자확약서를 내지 못하자, 금융권에서는 채권단이 본계약을 해지해 대우일렉 매각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장영철 자산관리공사 사장은 "일단 내달 7일까지 기다려보기로 했다"며 "엔텍합이 기한 내에 인수자금을 마련해 지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엔텍합이 LOC를 제출하겠다는 약속을 못 지켰지만, 채권단이 본계약을 해지해봐야 별 대안이 없다"며 "차순위자는 자신들이 원할 때 언제든지 거래를 종료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어 협상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다만 엔텍합과 추가 협상을 통해 이르면 이달 말까지라도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우일렉이 현재 운영자금이 부족한 상황인데다 내달 초 설 연휴도 있어 시한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며 "매각주간사와 엔텍합이 추가 조건에 대해 협상을 한 뒤 채권금융기관 회의에서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작년 11월 엔텍합과 대우일렉 매각 본계약을 맺었다. 당시 매각가격은 예치금 등을 포함해 5천777억원으로 알려졌다.
엔텍합은 인수자금 중에서 자체 조달하는 1천1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은 국내 20여개 금융회사들이 참여하는 '인수금융'을 조성해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엔텍합 그룹의 아민 만나니 부회장도 본계약 체결 당시 한 인터뷰에서 "(핵프로그램과 관련한 대이란) 제재 하에서 어렵지만 융자를 얻어낼 것"이라며 대우일렉 인수에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국내외 금융회사들이 투자에 선뜻 나서지 않아 엔텍합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일렉은 옛 대우전자 시절인 1999년 8월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 구조조정을 해왔으며 그동안 세 차례나 매각이 무산됐다.
캠코와 우리은행 등으로 구성된 채권단이 대우일렉 지분 97.5%를 보유하고 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