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산운용업계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린 두 펀드매니저가 있다. 이해창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주식운용팀 부장(37)과 최웅필 KB자산운용 주식운용2팀장(39)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각각 'FT포커스'와 'KB밸류포커스'를 운용,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평균 20.74%) 중 수익률 1위(49.22%)와 2위(47.70%)를 차지했다.

펀드 이름은 같은 '포커스'지만 운용 스타일은 판이하다. FT포커스가 성장형펀드,KB밸류포커스는 가치주펀드이기 때문이다. 두 스타 펀드매니저로부터 7일 올해 증시 전망과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종목장세 대응해 좌판 넓혀야"

"뚜렷한 주도 업종이 없는 종목장세에 대응하려면 좌판(종목 수)을 넓혀야 합니다. "

이 부장은 "자동차 화학 등 주도주가 뚜렷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업종별 상승 여력이 비슷해진 만큼 업종 내 종목별로 차이가 나는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20~30개 종목에 압축 투자했다면 올해는 30~40개로 늘려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작년에는 주도 업종 대표주를 편입하면 수익을 내기 쉬운 장세였지만 올해는 더 많은 종목을 편입해야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코스피지수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채권형펀드로 향했던 글로벌 유동성이 올해부터 증시에 본격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프랭클린템플턴의 자산 규모는 작년에 1026억달러 늘었는데 이 중 75%인 765억달러가 채권형펀드였다.

지수는 2400선까지는 무난하게 오르며 공격적으로 본다면 2800선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장은 "국내 위험자산의 리스크프리미엄(투자 위험을 감수하는 데 따른 수익)이 현재 6.5~7.0% 수준인데 지난 10년간 평균인 6%까지는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았다"며 "2400까지 올라도 부담이 가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망 업종으로는 손해보험과 자동차주를 꼽았다. 이 부장은 "손보주는 저금리가 지속돼 내재가치 대비 주가가 가장 못 올랐던 만큼 금리 인상 시 탄력이 높고,자동차주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아져 구조적 변화를 맞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주 갭을 좁히는 한 해 될 것"

"지난해 장을 이끈 대형 우량주들은 이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목에까지 찬 상태입니다. 중소형주가 갭(주가 격차)을 좁히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

최 팀장은 "지난해는 그들(대형 우량주)만의 잔치였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며 "경기 회복에 확신이 생긴 만큼 점차 '트리클다운 효과(적하효과)'를 볼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수요도 늘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스피지수 최고치는 2200~2300 정도로,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대형 우량주에 작년과 같은 실적 증가를 기대하긴 어려운데 재평가 운운하며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 적정 주가를 높여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7배 수준인 중소형주 PER이 시장 평균인 10배까지는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망주로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부품주를 추천했다. 최 팀장은 "스마트폰,태블릿PC 관련 IT부품 업체의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일부 자동차 부품주 중에도 여전히 싼 종목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가치가 본질가치 대비 저평가됐거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비해 싸게 거래되는 주식이 주요 타깃"이라면서도 "시장이 관심을 갖는 가치주를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변수로는 환율을 꼽았다. 그는 "원화 강세기조가 더 확연해질 것으로 보여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대해 경계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며 "다만 유럽 재정위기나 중국 금리 인상 등은 생각보다 큰 위협 요인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일시 충격을 줄 수는 있지만 추세 자체를 흔들 정도는 아니며,중국의 금리 인상도 성장 국면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해석이다.

서정환/박민제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