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다면 삼성전자를 사야겠죠.하지만 반도체 업황만 놓고 볼때 바닥을 치는 시점이라면 반도체에 특화한 하이닉스로 타깃을 좁혀야 합니다. "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최근 하이닉스에 집중되고 있는 운용사(투신권) 매수세를 이같이 설명했다. 운용사들은 지난달 27일부터 6일까지 8거래일 연속 하이닉스를 180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운용사의 순매수 2위 종목인 삼성화재(852억원)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외국인도 같은 기간 하이닉스를 1640억원(순매수 3위)어치 사들였다.

운용사와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지난 8거래일간 12.74% 올랐다. 이날도 4조3000억원 규모 투자 발표에 힘입어 0.77% 상승한 2만6100원에 마감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닉스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909억원으로,전 분기(9917억원)나 전년 동기(5928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작년 9월 말 개당 2.05달러였던 DDR3램 가격이 12월 말 1.09달러로 3개월 새 46%나 급락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영업이익도 2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실적 안정성에 주목할 것을 주문한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해외 경쟁사들이 D램 가격 하락에 더 크게 영향받아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는 데다 PC 등 완성품 업체들이 재고를 다시 쌓고 있어 D램 가격은 2분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은 2008년 말 19.2%에서 작년 말 23%까지 높아졌는데,대만 경쟁사들의 공급량이 줄면 올해 25%를 웃돌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수익성이 높은 낸드플래시 사업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김영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가 올해 투자액 중 1조원 이상을 낸드에 투자할 것으로 보이는데,주력 제품이 32㎚(나노미터)급에서 26㎚급으로 바뀌면 낸드부문 영업이익률이 20%에 육박할 것으로 보여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하이닉스는 애플 아이폰4에 32㎚ 낸드를 공급중인데,오는 2월 출시 예정인 아이패드2와 7월의 아이폰5에는 26㎚ 제품을 납품할 가능성이 높다"며 "작년 매출에서 15.3%를 차지했던 낸드 비중이 올해는 20%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