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사실상 현대차그룹에 인수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힘에 따라 현대건설과 현대차그룹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현대건설 인수전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현대차그룹과 현대건설 간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건설은 5일 6.67% 급등한 8만원으로 마감돼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탔다. 현대건설이 종가 기준으로 8만원 선을 넘은 것은 2008년 6월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현대건설 우선주도 상한가인 5만8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현대건설의 주가 급등은 강력한 자금력을 가진 현대차그룹에 인수되면 기업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제거된 데 대한 시장의 환영 분위기가 주가로 나타난 것"이라며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의 투자를 통해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주도 일제히 강세였다. 현대차는 6.18% 급등한 18만9000원을 기록하며 1년 신고가를 새로 썼고 기아차도 3.27% 상승했다.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현대건설을 인수하더라도 자금 여력이 충분해 큰 부담이 없다"며 "현대건설 인수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주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상선은 재무 부담 우려를 덜어냈다는 분석에 따라 장 초반 3.25% 오르기도 했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매물이 쏟아져 3.38% 하락한 3만865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5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전날 2.85% 하락한 데 이어 이날은 하한가인 15만9500원에 마감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그간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의 강세는 M&A 이슈 때문이었는데 이것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나치게 고평가된 주가가 정상화되는 국면에 접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제/김다운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