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PGA투어에 '오시(Aussie) 룰'이 전해진다. 오시 룰은 호주 선수들이 매 시즌 초 열리는 대회에서 강세를 보여온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미PGA투어 시즌 개막전은 해마다 하와이 마우이섬 카팔루아의 더 플랜테이션코스에서 열린다. 메르세데스-SBS를 거쳐 올해부터는 현대자동차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대회 이름은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이며,지난해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챔피언 34명만 출전한다.

최근 7년간 챔피언 중 5명이 호주 선수다. 스튜어트 애플비는 2004~2006년 우승컵을 안았고,지오프 오길비는 2009년과 지난해 연속 챔피언에 올랐다. 호주 선수들의 잔치다. 왜 그럴까. 호주는 지금 여름이다. 골프로 치면 한창 시즌이다. 호주PGA투어도 열기를 내뿜고 있다. 미국 유럽 선수들이 시즌을 마치고 휴식과 동계훈련 직후 출전하는 것에 비해 호주 선수들은 스윙감을 유지한 채 대회에 나선다. 캐리 웹(호주)이 전성기 때 미국LPGA투어 시즌 초반 대회에서 자주 우승한 것도 같은 이치다.

오시 룰을 반영하듯 래드 브로크,윌리엄 힐,베팅존,패디 파워 등 세계적 베팅업체들도 오길비를 우승후보 1순위에 올려놓았다. 래드 브로크는 오길비를 8 대 1의 배당률로 우승후보 첫 손가락에 꼽았다. 그 다음이 어니 엘스(남아공)로 10 대 1이다. 8 대 1은 오길비 우승에 1만원을 걸면 8만원을 배당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엘스보다 더 적게 받으니,그만큼 많은 사람이 오길비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뜻이다.

오길비는 미PGA투어 통산 7승을 올렸다. 2006년 US오픈 우승 이후 거둔 4승은 모두 3월 이전에 열린 대회에서 나왔다. 지난달 초 타이거 우즈가 출전한 호주오픈에서도 우승했다. 이 대회에는 오길비,애플비를 비롯 아담 스콧,제이슨 데이 등 4명의 호주선수가 나간다.

한국계 선수 중에서는 지난해 셸휴스턴오픈 챔피언 앤서니 김(26 · 나이키골프)이 유일하게 출전한다. 우즈는 지난해 우승을 하지 못해 참가자격이 없고 리 웨스트우드,필 미켈슨,로리 매킬로이,마르틴 카이머 등은 이런저런 핑계로 불참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