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묵은' 주가연계증권(ELS)이 속속 높은 수익률로 상환되고 있다. 발행된 지 1~2년이 지나도록 손실구간을 맴돌아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ELS 상품들이 최근 기초자산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연 20% 이상 수익률을 올려 관심을 끈다. 이에 따라 고수익을 맛본 투자자들의 ELS 재투자도 늘고 있다.

◆1년 넘은 ELS 속속 상환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조기상환된 ELS는 총 839건(27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상반기까지 조기상환 건수는 월 300~400건에 불과했지만,코스피지수가 본격 상승세를 탄 9월(574개) 이후 가파르게 증가했다.

연 20%를 웃도는 높은 수익률로 조기상환된 ELS도 적지 않다. 특히 1년 반~2년 반 전에 발행된 ELS들이 뒤늦게 조기상환되며 60%대의 높은 누적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최근 3개월간 연 20% 이상 수익률로 상환된 ELS가 9개에 달한다. 모두 2008~2009년에 발행된 것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증권이 기초자산인 '우리투자1879회'의 경우 2008년 5월 설정돼 2년 반 동안 최종 수익률은 63.5%에 달했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최근 3개월간 20% 이상 수익률로 조기상환된 ELS 9개 중 6개가 2009년 이전 발행된 것이다. 신영증권은 10개 중 6개가 발행 1년이 넘은 ELS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2009년 주가가 부진했던 조선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많았다.

신현섭 대우증권 파생신디케이트부 팀장은 "2008년 급락장에서 발행된 ELS나 2009년 반등장에서 오르지 못해 손실구간까지 들어섰던 ELS들이 최근 강세장에 힘입어 극적인 수익률 반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ELS 재투자율 높아

높은 누적수익률이 부각되면서 ELS 재투자율이 높아지고 있다.

변종기 우리투자증권 에쿼티파생영업팀장은 "연 20% 수익률을 가정했을 때 2~3년 된 ELS 투자자들은 40~60%씩 수익을 돌려받아 오히려 단기간 조기상환된 투자자보다 만족도가 높다"며 "10명 중 7~8명은 상환된 자금을 다른 ELS에 재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증권사들의 ELS 발행도 부쩍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ELS 발행건수는 1169건으로 전년 동월(623건)의 두 배 수준이다.

변 팀장은 "증권사들이 ELS를 과거 1주일에 1~2건 발행하던 것을 최근엔 4~5건씩으로 늘리는 추세"라며 "투자 저변이 확대되면서 ELS의 기대수익률도 10% 미만 상품에서부터 20% 이상까지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