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원래 폭설이 잘 오지 않는 도시인 경북 포항에 지난 3일 기상관측 개시 이래 최대치인 28.7㎝의 눈폭탄이 쏟아졌다.지난해 1월4일 서울 도심을 마비시켰던 25.4㎝ 폭설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기상청은 이번 포항 폭설은 ‘찬 대륙고기압’,‘따뜻해진 바다’,‘정체된 저기압’ 세 가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4일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5㎞ 상공에는 차가운 대륙고기압의 확장으로 영하 30도의 찬 공기가 가득 차 있다.반면 동해안 해수면 온도는 13~15도로 평소보다 1도 가량 따뜻한 상태.이 때문에 상하층 온도차가 크게 벌어진 동해상에선 대기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바닷물이 따뜻한 탓에 수증기 공급도 활발,큰 눈구름이 발달할 최적의 조건이 형성됐다.

여기에 일본 열도 부근에 정체된 저기압이 동해 북쪽에 위치한 고기압과 만나 북동풍이 거세게 불었다.이 북동풍을 타고 한반도 내륙 쪽으로 이동한 눈구름이 영남 해안가에 많은 눈을 뿌렸다는 분석이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세 가지 현상은 따로따로 떼어놓고 보면 겨울철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동시에 나타난 것이 이번 폭설의 원인”이라며 “북극이 더워지면서 한기가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전지구적 현상 탓에 이런 이례적인 폭설은 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지난 연말 시작된 한파가 이번주 내내 계속되는 가운데 오는 6일에는 충청과 호남·제주 서해안에,8일에는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 지방에 눈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