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경기회복에 따른 '1월 효과'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한국 증시가 개장한 1956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2011년 신묘년(辛卯年) 첫 거래일인 3일 코스피지수는 2010년 마지막 거래일 종가보다 19.08포인트(0.93%) 오른 2070.08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7년 10월31일 기록한 종가기준 최고가인 2064.85를 넘어선 역대 최고가다.

오름세로 출발한 이날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며 장중 내내 상승흐름을 지속했다. 개인의 매물 확대로 최고치 경신이 좌절되는 듯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장 막판 '사자'를 늘리며 코스피를 사상 최고가에 올려놨다.

외국인은 사흘만에 태도를 바꿔 310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이틀째 매수 우위로 1062억원을 사들였다. 개인은 차익실현에 집중하며 368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덜 올랐던 IT와 은행주가 올 실적개선 기대감과 가격매력이 부각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들 업종은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장중 96만6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고, 삼성SDI 하이닉스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LG디스플레이 LG전자 LG이노텍 삼성테크윈 등도 1~5%대의 강세였다.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등 은행주도 올 실적개선 기대감에 1~3%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도 1.44% 오른 518.05로 장을 마쳐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고, 원·달러 환율은 8.3원 내린 1126.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맞물려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2년간 국내 기업들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기업실적 개선과 시장 지배력 확대 등 성장을 이뤘다"며서 "올해 우리 증시는 선진시장으로의 재평가가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는 "금융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한국경제를 보면서 외국인들의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지난해 20조원 이상을 순매수한 외국인이 올해는 그 이상을 사들이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힘의 원천은 이같은 외국인들의 변화된 시각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망업종으로는 이날 장을 주도한 IT 금융 등이 꼽혔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증시 상승을 이끈 것은 미국의 경제 회복 등 미국발 모멘텀"이라며 "미국발 훈풍에 동반상승할 정보기술(IT), 금융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기술적 부담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12월 한 달 동안 다소 과도하게 오른감이 있는데, 새해 첫 거래일부터 코스피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해 기술적 부담이 더해졌다"며 "1월은 상승랠리 뒤에 하락하는 일이 많아, 코스피지수가 2100 수준까지 이르면 50포인트 내외의 하락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