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앞두고 온 국민을 꺼림칙하게 만들었던 '쥐식빵 사건'이 결국 인근 빵집 주인의 자작극으로 결론났다.

인터넷에 '파리바게뜨에서 밤빵을 샀는데 안에 쥐가 들어있었다'는 고발을 올린 평택시의 한 빵집 주인 김모(35)씨는 30일 오후 8시55분께 서울 수서경찰서에 자수하고 "쥐를 넣어 '쥐식빵'을 만들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김씨는 이날 KBS와 인터뷰에서도 "쥐를 넣은 것은 제가 맞고 약간의 타격만 줄 생각으로 한 일이었는데 너무 일파만파 퍼졌다"고 말했다.

이어 "길을 가다가 죽은 쥐를 발견해 냉장고에 보관하다 가게에서 쥐식빵을 만들었다"며 범행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 (가게) 이미지가 올라가면 매출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말도 안되는 심정으로 일을 벌였다.

죽으려고 유서도 쓰고 차 안에서 연탄을 피워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며 일주일 동안 거짓말을 하면서 괴로웠던 심정을 고백하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 25일 오후 가져온 문제의 식빵의 정밀 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김씨의 매장에서 만든 빵이 맞다는 결과를 이날 통보받았다.

가맹점마다 밤빵의 외관은 비슷하지만 밀가루 등 배합의 차이가 있다는 점에 착안 조사를 해왔다.

김씨는 아들을 시켜 밤식빵을 사온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서 부인과 함께 뚜레쥬르를 운영하고 있었다.

사진을 올린 김씨가 인근 빵집 주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을 꾸몄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그는 이틀 뒤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도 범행을 계속 부인했었다.

김씨가 가맹점으로 있는 제빵 체인인 뚜레쥬르는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식품을 다루는 사람이 고의적으로 이물을 집어넣어 인터넷에 퍼뜨린 사실을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며 "이는 개인의 그릇된 판단일 뿐"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김씨의 자작극으로 연중 매출의 30%가 달려있는 크리스마스 연휴에 관계 업종은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대한제과협회는 지난 29일 "자영 제과점들은 매출 감소로 생계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혐오감을 줄 만한 화면 노출이나 '쥐식빵'이라는 용어 사용을 삼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밤 김씨를 상대로 자작극을 벌인 동기와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검토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