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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징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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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외는 있겠지만 누구나 징크스는 있다. 시험보기 며칠 전부터 머리를 감지 않고 손톱과 발톱을 자르지 않는다거나,시험 당일 아침엔 미역국을 먹지 않아야 운이 좋다고도 한다. 아침에 버스나 지하철을 놓치면 하루 종일 일이 꼬이고 특정 색깔의 옷을 입으면 재수가 좋다는 사람도 있다.

    대입 학력고사가 끝나고 원서를 내러 갔을 때다. 원서 내러 오고갈 때 넘어지면 낙방한다는 사촌오빠의 말이 어찌나 마음에 걸렸던지.그해 눈이 많이 와서 길은 미끄러운 데다 계단도 많았던 대학 캠퍼스를 조심조심 걷느라 무진 애를 썼다.

    대학 시절 모교 정문엔 지금은 없어진 '이화교(梨花橋)'가 있었다. 이화교 밑에는 기찻길이 있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기차가 지나갔다. 20여년 전에는 지나가는 기차 꼬리를 밟으면 그날 미팅이 잘 성사된다는 징크스가 있어서 캠퍼스 저쪽에서 느긋하게 걸어오다가도 기차소리만 들리면 꼬리를 밟으려고 '우사인 볼트'처럼 달리곤 했다. 그런데 몇 년 후 후배들 얘기를 들어보니 기차 꼬리를 밟으면 재수가 없다는 징크스 때문에 다들 이화교 앞에서 기차 지나가길 한참 기다렸다는 것이다. 세월 따라 징크스도 변하는 것인지 우리 때와는 정반대인 상황이 놀랍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그러나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그 모든 징크스들은 다 마음먹기에 따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팅이나 소개팅이 있는 날 운 좋게 기차 꼬리를 몇 번 밟기도 했지만 그때 우리가 공유했던 징크스가 주는 의미만큼 멋진 남학생을 만나 잘됐던 기억은 나지 않는 걸 보면 말이다. 반대로 어느 날 갑자기 닥친 궂은 일에도 좌절하지 않고 더 좋은 날을 위해 액땜한 것으로 생각하면 금방 털고 일어나게 된다. 긍정적인 마음자세야말로 징크스를 깨는 첩경(捷徑)이다.

    올 한 해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천안함 침몰사건,나로호 공중폭발,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연평도 포격사건과 같이 온 국민을 분노케 하고 안타깝게 하는 사건들이 유난히 많았다. 그런 중에도 김연아 선수의 동계올림픽 세계신기록 경신은 온 국민의 기쁨이고 자랑이었다.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이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고 자존심이 돼주었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해낸 우리 국민의 저력은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금 모으기 운동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고,오랫동안 피땀 흘려 노력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일궈냈다. 내년에도 우리 형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리 녹록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한 사람 한 사람'이 징크스를 깨고 무한 긍정의 마음과 힘을 모아갈 때 우리 국민의 저력은 새해에도 유감없이 발휘될 것이라고 믿는다.

    어떤 악조건에도 굴하지 않고 이겨내는 긍정의 힘으로 새해에는 유쾌하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기를 함께 기원해 본다. 우리 모두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 수리수리 마수리! 아부라카다부라!

    김유정 < 민주당 국회의원 kyj207@assembly.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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