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책에 신경쓰는 것 같다"

여권의 대선주자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29일 "대권이 조기 과열되면 국가적 리더십에 혼선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저녁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모임 `함께 내일로'의 송년회에 고문 자격으로 참석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권 도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같은 언급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싱크탱크 격인 국가미래연구원 출범, `한국형 복지' 제시 등을 계기로 사실상 대권행보에 시동을 건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지사는 대권 도전에 대해 "경기지사가 그런 말을 할 계제는 아니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도지사로 취임한지 1년도 안됐고 투표지 인주도 안말랐는데 그 말을 하면 보기 사납지 않겠느냐"며 유보적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꿈이 전혀 없다고 말하면 사실이 아닌 것처럼 보일 것"이라며 "꿈이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박 전 대표에 대해 "훌륭한 전직 당 대표로, 사랑하고 존경하고 있다"고 말한 데 이어 박 전 대표의 `한국형 복지'에 대해 "아주 좋은 방향을 제시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가 정책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

대권과 너무 과하게 연결시키면 연구모임을 만드는 등 행보 자체가 부담스럽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어 김 지사는 자신이 적극 내세운 안보 이슈에 대해 "대한민국의 주권을 지키고 자손 대대로 살겠다는 애국심이 기본"이라며 "무력 부분에서 너무 약해지면 안되고 일정한 상무정신, 무장력이 있어야 하며, 국방.안보 인식이 철저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운동권 색채를 지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보수 이미지를 부각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한나라당은 국방, 안보, 외교, 통일, 경제, 복지, 문화 등의 부분에 대해 매우 진보적 생각을 갖고 있다"며 "보수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김 지사는 자신이 도의회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해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한 반면, 다른 여권 잠룡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에 강력히 반발하는데 대해 "우리는 오랜 세월 씨름해온 것"이라며 "(오 시장이) 용기있게 해서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병역면제에 대해서는 "72년 부정부패 반대 및 교련반대 시위로 제적됐을 때 강제징집이 됐으나, 청력 및 장티푸스에 따른 염증으로 면제처분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이한승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