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모임마다 갖가지 건배사들이 유행하고 있다. 건배사에는 좌중의 관심을 한군데로 모으면서 참석자들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이 함축돼 있다. 재테크 관련 건배사에는 자기 관련 분야나 투자 선호 상품이 들어 있기도 하다.

지난해까지 유행했던 건배사에는 부동산 관련 내용이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인 게 '재!건!축!(재미있고,건강하게,축복받으세요)'이다. 재건축에 투자만 하면 재미를 보던 시절이었지만,갈수록 재건축 분쟁과 추가 분담금,완전 회복되지 않은 시장 불투명성 때문에 올해는 '재건축'이란 건배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대신 증권가에 '스!마!일!'이란 건배사가 등장했다. '스(스스로도 웃고),마(마음으로도 웃고),일(일부러라도 웃자)'이라는 뜻이다. 올해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내년에도 강세장으로 모든 투자자들이 웃음짓기를 기원하기 위해서란다.

요즘 모임에는 레크리에이션 강사나 웃음전도사 등이 나와서 서먹하고 딱딱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바꿔주기도 한다. 재테크도 심리적인 측면에서 비관적인 분석이나 전망보다는 낙관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물론 무턱대고 맹신은 금물이지만.자신이 투자했던 주식 종목이 100% 올랐는데 100%의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30%의 이익만 챙겼다고 해서 배 아파할 필요가 없다.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도 기다려보자.우량 종목을 보면 기다리는 자에게 행운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래서 내년에는 '자!기!야!'(자기가 추천했던 종목을 사서,기다렸더니,야호! 엄청 먹었어요)라는 건배사가 유행하길 기대해본다.

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