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연평도에서의 포사격 훈련을 예정대로 어제 오후 2시30분부터 약 1시간30분 동안 실시했다. K-9자주포 벌컨포 견인포 등의 주력 화기가 모두 동원돼 연평도 서남방 우리 측 해상에 설정된 훈련구역에 사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격이 이뤄지는 동안 공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F-15K 전투기를 출격시켜 서해상에 대기토록 했고,해군은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과 한국형 구축함 등 함정 10여척을 서해에 전진 배치했다. 그동안 우리 군의 사격훈련에 대해 끊임없이 '2차,3차의 예상할 수 없는 타격''핵참화'등의 극언으로 협박해왔던 북측이 즉각적인 도발을 감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제,어디서,어떤 방식으로 다시 도발할지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고,이 경우 국지적 충돌로 번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순간도 극도의 긴장과 경계태세를 늦출수는 없는 일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번에 실시된 사격훈련은 우리 영해에서의 방어적이고 정례적인 훈련이다. 우리 국가 안보의 최전선에 있는 서해 5도와 NLL(북방한계선)을 수호하기 위한 사격훈련은 1974년 이래 37년 동안 매년 몇 차례씩 계속되어 왔다. 그런데도 북이 지난달 연평도를 공격한 것은 명백한 전쟁 도발이다. 또 이번 훈련을 두고 중국과 러시아가 훈련 중지를 요구했지만 그들이 왈가왈부(曰可曰否)할 사안도 아닐 뿐더러 우리 주권에 대한 침해행위다.

이번 훈련은 어느 때보다 그 의미가 각별하다. 북의 어떠한 도발에도 우리 영토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자,북이 다시 도발해올 경우 강력히 응징할 것이란 엄중한 경고가 담겨 있다. 무엇보다 우리 군이 더 이상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의식으로 북이 끊임없이 무력화를 획책하고 있는 NLL과 서해 5도를 반드시 수호한다는 각오를 확고히 다진 것이기도 하다.

훈련은 종료됐지만 그렇다고 북의 위협에 따른 안보의 위기상황은 계속되고 있음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철통 같은 경계와 언제 있을지 모를 북의 무모한 도발에 즉각적으로 응징,궤멸적 타격을 입힘으로써 북이 다시 도발하려는 의지 자체를 꺾어 버리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것이 이번 훈련의 목적이자 우리 안전을 지키는 첩경이다.

무엇보다 한반도 안보가 이처럼 엄중한 상황인데도 우리 내부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북의 오판을 불러올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도 어제 "국론이 분열될 때 북이 우리를 넘본다"며 "최상의 안보는 단합된 국민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비상한 상황인 만큼 국민 모두가 비상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