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찾아주면 1만달러 드립니다'

미국에서 최근 실업률이 10% 수준에 이르는 등 일자리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취직을 시켜주면 구직자가 그에 상응하는 보상금을 주는 구직사이트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소재 구직관련 신생기업인 '커리어 엘리먼트'(Career Element)는 이용자들이 일자리를 구해주는 '도우미'에게 미리 제시한 보상금을 주도록 하고 있다.

주로 고액연봉의 일자리를 대상으로 하는 이 회사의 창업자인 폴 캠벨(26)은 "현재 경제상황에서 자격을 갖춘 구직자들이 넘쳐나고 있어 취업을 위해 새 방법을 고려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탠퍼드대 대학원생인 캠벨은 자신도 구직에 애를 먹다가 페이스북에서 일자리를 구하도록 도와주면 취업에 도움을 준 사람에게 7천달러의 보상금을 주겠다고 공개 게시했다가 이를 창업아이템으로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이 업체는 구직자의 신상명세를 게시하고 취업관련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도와주는 등 전통적인 취업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실리콘밸리에서 정기적으로 일자리 박람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핵심서비스는 보상금 제도로, 취업알선에 성공하면 구직자가 내건 보상금 중 취업 도우미에게 87.5%를 주고, 자신들은 12.5%를 가져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캠벨은 "이 사이트 이용자는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기대하는 구직자들이어서 한달 실업으로 최소한 2천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라며 "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새 일자리 구직에 평균 33.8주가 걸리는 만큼 구직 보상금 수천 달러는 비싼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UCLA 경영학 석사의 학력에도 지난 1년간 사모펀드 등의 일자리를 찾았으나 실패해 최근 이 사이트에 1만 달러의 보상금을 내건 페르난도 엘리잘드는 "비록 인공적이지만 일자리를 위한 새로운 네트워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돼 보상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이트를 통해 새 일자리를 제공하고 보상금을 받게 되는 사람이 주로 채용담당자들이어서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UC버클리) 하스비즈니스스쿨의 데이비드 보겔은 "보상금제도가 노동시장에서 구직활동을 주와주려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채용에 직접 관여하는 담당자는 보상금을 받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