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제3 증시' 프리보드(Freeboard)가 대대적인 제도 개선을 위한 수술대에 오른다. 금융당국은 금융시장을 활용하지 못하는 유망.벤처기업들이 장외시장에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하고 성장한 뒤 한국거래소에 상장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장기 침체에 빠져있는 프리보드에 대한 전반적인 제도 개선을 거쳐 유망.벤처기업들을 증시 상장사로 성장시키는 '인큐베이터(보육기)' 역할을 하는 시장으로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증권사가 자금조달과 기업공개(IPO) 등을 지원하는 스폰서 역할을 하는 '지정자문사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며 내년 초 새로운 시장명칭을 포함한 구체적인 개선안을 발표하고 상반기에 시행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새 명칭으로는 '케이넥스트(Knext)'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한 요건에 따른 적정성 평가를 거쳐 지정된 자문사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는 유망.벤처기업을 유치하는 것부터 자문해주는 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 규정 준수 지도, IPO 지원을 하게 된다. 이런 역할을 맡는 증권사에는 자문받은 기업이 상장할 때 대표주관사를 맡아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프리보드 시장에 진입한 기업 가운데 상당수 부실기업도 솎아낼 방침이다. 또 시장 활성화를 위해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비해 무겁게 물리는 양도소득세나 증권거래세 등에 대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관계부처와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대대적인 제도개선에 나선 것은 공인된 장외시장인 프리보드가 2000년 본격 가동이후 줄곧 침체에 빠져 성장기업의 자금조달 지원이라는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프리보드 기업은 2000년 132개에서 올해는 70개로 줄었으며 벤처기업수도 57개에서 29개로 감소했다. 2000년 1조300억원이던 시가총액은 7천700억원으로, 일평균 거래대금도 6억7천만원에서 2억3천만원으로 각각 줄었다. 프리보드가 기업을 거래소로 상장 진출시킨사례도 11년 동안 11건에 불과했고, 그나마도 4개는 우회 상장이었다. 이에 반해 거래소에서 프리보드로 밀려난 기업은 같은 기간 24개나 됐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