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면서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들이 공동으로 만든 증시안정펀드도 대박이 났다.

금투협 관계자는 16일 "5150억원 규모로 설정된 증시안정펀드의 수익금이 2922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2년간 수익률이 56.7%에 달하는 셈이다.

증시안정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됐던 2008년 10월 코스피지수가 1000선 밑으로 떨어지자 유관기관들이 공동으로 조성한 펀드다.

거래소가 2500억원,금투협이 550억원,예탁결제원이 2100억원을 각각 넣었다. 2008년 11월부터 작년 3월까지 1030억원씩 5차례에 걸쳐 만기 3년으로 증시 안정을 위한 주식 매입에 나섰다. 10개 자산운용사를 통해 유가증권시장 48%,코스닥 32%,국공채 20%의 비율로 투자하고 있다.

증시안정펀드의 수익률 대박은 저가에 매수해 장기 보유하는 기본적인 투자원칙이 지켜졌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펀드 1차분이 투입된 2008년 11월20일엔 코스피지수가 948.69였고 나머지도 지수 1000~1200 사이에 투자됐다. 금투협 관계자는 "펀드 수익률은 벤치마크 수익률 대비 2%포인트 정도 높다"며 "시장을 최대한 따랐는데 결과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중도 환매 여부에 따라 기관들의 수익률이 다소 차이가 났다. 거래소와 금투협은 6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예탁결제원은 50% 초반에 그쳤다. 감사원이 예탁결제원 감사에서 "자기자본 대비 펀드 투자금액이 너무 많아 운용 결과에 따라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해 작년 11월부터 일부 환매했기 때문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중도 환매금액에 따라 기관별 수익률이 10%포인트까지 차이가 나지만 구체적인 기관별 수익률은 금융실명제법 상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