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구변(九變)'편에 '훌륭한 장수는 스스로 필사적이기보다 부하들을 필사적으로 만든다'는 구절이 있다. 이 책 《성공한 리더는 자기 철학이 있다》의 주제인 리더십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세계적 가구업체 '허먼 밀러'의 맥스 드프리 명예회장이 말하는 이상적인 리더십이란 직원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부여하고 돕는 것.그는 타인의 능력에 자신을 맡기는 원칙을 철저히 지켰고 허먼 밀러는 미국에서 직원 1인당 순수익이 가장 높은 회사 중 하나가 됐다.

리더는 부하의 앞길에 놓여 있는 걸림돌을 치워주는 머슴이다. 따라서 리더는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조직의 역할에 대한 정의,성과 및 역량의 평가 방법 등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져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드프리는 목소리만 크거나 카리스마가 뛰어나다고 해서 기업의 리더가 구성원들의 동기를 이끌어 낼 수 없다는 것을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드프리는 어느날 장애인 직원의 어머니로부터 가슴 뭉클한 편지를 받았다. 장애인의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줘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사원들을 모아놓고 편지를 낭독하며 눈물을 흘렸다. 사원들은 회장의 겸손한 모습에서 친밀감을 느꼈고 회사의 철학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됐다. 기업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고민은 경영자가 당연히 감당해야 할 몫이지만 그에 앞서 어떻게 공동체를 가꾸고 구성원들의 행복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저자는 보여준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