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운임지수(BDI · 발틱 드라이 인덱스)가 4분기 성수기에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곡물 가격이 크게 올라 곡물 운송량이 줄어든 데다 중국이 긴축정책에 나서면서 철광석 물동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BDI는 19포인트 떨어진 2076을 기록,한 달 전에 비해 10.2% 하락했다. 올 하반기 고점이던 지난 9월10일(2995)과 비교하면 약 3개월 사이에 30% 이상 급락했다.

운임 하락은 주요 선종에 걸쳐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철광석을 주로 운반하는 케이프사이즈급 운임지수(BCI)는 2663으로,최근 1개월간 하락률이 26.3%에 달했다. 파나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파나막스급 운임지수(BPI)도 2323으로,올 하반기 고점인 9월9일(3396)에 비해 31.6% 떨어졌다.

10월부터 북미지역 곡물 수확이 이뤄져 4분기가 대표적인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벌크선 운임이 이같이 내려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중국의 긴축정책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전 세계 철광석의 70%를 수입하는 중국이 부동산 긴축정책과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중국으로 운송되던 철광석 물동량이 크게 감소한 것이 최근 벌크선 운임 하락의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옥수수를 비롯한 주요 곡물가격이 올해 중반부터 급등하면서 전 세계 주요 사료업체들이 옥수수 수입량을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도 운임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석탄 주요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와 호주 등에 많은 비가 내려 항구에 체선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 또한 벌크선 물동량을 감소시키는 원인이라고 해운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이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정책을 가속한다는 방침이어서 당분간 벌크선 운임이 강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