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만에 코스피 2000 시대가 다시 열렸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46포인트(0.62%) 오른 2009.0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한 것은 2007년 11월7일 2043.17 이후 37개월 만이다. 시가총액도 1124조원으로 불어나 전날 기록한 사상 최대치인 1109조원을 넘어섰다.

코스피지수 2000선 돌파를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45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특히 대형주에 4996억원의 '러브콜'을 보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1574억원, 120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업종별로 전기전자 1835억원, 금융 1592억원, 운송장비 1174억원 등의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이날 장을 주도한 것은 기관이 1382억원을 동반 순매수한 운송장비 업종이었다. 자동차와 조선주들이 포함된 운송장비업종지수는 이날 3.76% 급등했다.

최근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정보기술(IT)과 금융업종이 주춤한 사이 자동차와 조선주들이 다시 주도주로 나섰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와 조선주들이 그간 조정을 겪으면서 가격매력이 재부각된 것으로 풀이했다.

조선주들은 수주회복 등 업황개선 기대로 급등세를 나타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이 52주 최고가를 다시 썼고,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도 4~8%대의 상승세였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이 1% 넘게 올랐고, 에스엘 화신 세종공업 한일이화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부품주도 2~5%대의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소폭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지만 장중 93만700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상한가 10개를 포함한 442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 등 365개 종목은 하락했다. 84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나흘째 상승하며 510선 중반에 올라섰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0.31% 상승한 515.00으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3년1개월만에 2000선을 넘어선 코스피지수에 비해 코스닥지수는 510선에 머무르면서 강세장에서 소외되는 모습을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올해 1월 기록한 연중최고치(종가기준) 553.10에도 40포인트 가량 모자란 상태다.

기관의 팔자 행진은 이날도 이어졌다. 기관은 17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기록한 반면 외국인은 9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지속하며 대응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36억원, 114억원 순매수했고 기관은 23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메디슨 인수 소식에 관련주들이 들썩거렸다. 메디슨 연구소에서 분사한 인피니트헬스케어가 수혜주로 부각되며 상한가로 치솟았고 뷰웍스(1.38%), 인성정보(1.41%) 등 헬스케어주들이 나란히 상승했다. 유비케어는 장중 11.41% 급등하기도 했지만 장 후반 상승폭을 반납하고 0.84%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을 사흘만에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6원(0.49%) 내린 1140.4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