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코스피지수가 37개월 만에 2000선을 탈환하는데 성공했지만 증권주들은 신통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14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91포인트(0.35%) 오른 2003.50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증권업종지수는 18.53포인트(0.65%) 떨어진 2848.72를 나타내며 6거래일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증권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증권은 전날보다 1.21%(900원) 내린 7만3300원에 거래되고 있고, 대우증권(-0.19%), 우리투자증권(-0.47%), 미래에셋증권(-0.36%), 동양종금증권(-0.50%) 등 주요 증권주도 내림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강세에 따른 단기 조정과 증시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진단했다. 증권업종지수는 이달 들어 9.21% 상승해 같은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82%)을 크게 웃돌았다.

박은준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탈환했지만 이후 안착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면서 증시 조정과 함께 증권주도 하락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증시 전망과 가격 매력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는 진단이다. 임승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업종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4배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계절성과 3월 결산법인의 배당매력이 최근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유주형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0년간 증권업종지수는 통상 12월에 평균 5%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연말랠리(산타랠리) 혹은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는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 배당에 대한 기대로 매수세가 유입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주가 이후 추가적인 상승 탄력을 받기 위해선 거래대금 증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입이 증권사 실적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후 추이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개인이 많이 투자하는 코스닥시장의 상승세가 부진하고 랩어카운트 상품으로 자금유입이 쏠린 상황에서 거래대금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안착한 이후 개인투자자 자금이 유입돼야 증권주가 추가적으로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집계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3266억원으로,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 8조4013억원보다 1조원 넘게 줄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