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형 할인점인 이마트 용인 구성점과 코스트코 서울 양재점 간 '신라면 가격 인하 전쟁'이 '누가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해 오래 공급할 수 있느냐'의 버티기 경쟁 국면으로 들어갔다. 3주째 접어든 최저가 경쟁으로 반 값으로 떨어진 신라면 등의 재고가 급속히 소진되면서 소비자가 매장에서 해당 품목을 살 수 있는지 여부가 승부의 관건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마트 구성점은 지난 11일 신라면 30개들이 가격을 나흘 만에 8290원에서 7990원(개당 266원)으로 인하했다. 코스트코가 이날 동일 품목을 8490원에서 8190원(개당 273원)으로 내린 데 따른 대응이다. 구성점이 문을 연 지난달 26일에 비해 이마트는 50.0%,코스트코는 50.3% 싼 가격이다. 두 점포는 치고받기식 가격 인하를 계속하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가격을 내리던 1주일 전에 비해 횟수나 폭은 줄어들었다.

반면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물량을 이마트 구성점은 하루 두 박스에서 한 박스로,코스트코 양재점은 세 박스에서 두 박스로 각각 줄였다. 상품이 품절되는 시간을 늦추기 위해서다. 이마트 관계자는 "하루 매장 공급량을 초기 500박스에서 300~350박스로 줄였다"며 "매일 품절 사태로 재고 소진 속도가 빨라져 농심과 추가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하루 공급량을 밝힐 수는 없다"며 "1인당 구입량을 줄인 것은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가격 경쟁도 신라면과 칠성사이다,스타벅스 병커피,해찬들 고추장 등 자영업자들이 가격에 민감한 품목에 집중되고 있다. 반면 두 점포에서 신라면과 함께 30~40%가량 값이 떨어졌던 너구리,짜파게티,안성탕면과 에비앙 생수 등 자영업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품목은 지난달 26일 이전 가격으로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 간 가격 경쟁은 대부분 물량 싸움으로 이어진다"며 "두 점포 간 승부도 이제 추가 인하 여부보다는 누가 더 내린 가격을 유지하면서 오래 판매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