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공영석 화백(77 · 국제예술문화교류협회장)의 개인전이 서울 경운동 우림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공 화백은 전통 산수화법에 기초한 실경을 서정적인 붓질로 되살려내는 작가다. 겸재 정선이 개척한 수직준법(날카로운 봉우리를 수직으로 죽죽 내려긋는 필법)을 현대적 조형언어로 변용해온 그는 제26회 일본 남화원전 대상,한국미술문화상 등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오는 2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전통 산수의 진화'.예전보다 훨씬 날카로운 붓질로 산과 바위,하늘을 형상화한 작품 30여점을 걸었다.

그의 산수 그림은 수묵담채지만 현대적인 미감과 아취가 뿜어져 나온다. 산이나 바위를 표현할 때 여느 실경산수화와 달리 대담하게 생략 · 압축해 수직으로 세워 놓은 벽돌처럼 표현했다.

'금수강산(사진)'은 화면 전체를 푸른색으로 채운 후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흐리게 한 작품.금강산 봉우리들을 수직준법으로 거칠고 날카롭게 묘사했다. 전통 화법에서 중시하는 준법의 개념을 따르면서도 현대적인 조형어법을 수용함으로써 독자적인 필법을 강구해낸 신개념 산수화로 평가받고 있다.

'통일'은 남북 통일에 대한 신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여기서는 수직준법에서 벗어나 넉넉하게 대상을 보듬어 안는 면모로 관람객에게 다가선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임명석 우림화랑대표는 "일부 작품에서는 수직의 선들이 근간을 이루는 가운데 선염(渲染 · 물감이 번지게 하는 기법)한 강과 하늘,간결한 선묘(線描)로 나타낸 풍경에서 부드럽고 경쾌한 서정성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02)733-378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